<경주 가볼 만한 곳> 첨성대 주변 모습과 야경
모든 국민이 알고는 있지만 너무 유명해서 오히려 대중적인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들도 있다.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이 없거나 규모가 작거나, 혹은 주변에 함께 둘러볼 볼거리가 없다면 더욱 그러하다. 첨성대가 딱 그랬었다. 오래전에 경주를 방문했을 때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첨성대는 길가에 혼자 덩그러니 떨어져서 오가는 사람들이 잠깐 눈길 한번 주고 마는 그런 유적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가보니 첨성대를 중심으로 도로를 좀 정비하고 주변을 공원화해서 첨성대의 존재감을 확 높여 놓았다. 저녁에는 조명을 이용하여 멋진 분위기를 연출하는데도 성공한 듯하다.
첨성대 주변은
계절에 따라 차례로
꽃이 만발한다.
조명을 받아
고운 철쭉색으로
치장한 첨성대
첨성대 주변으로는
대릉원의 고분들이 보인다.
첨성대의 정면
사실 첨성대를 이모저모 뜯어보고, 건립할 당시의 건축 기법이나 의미를 되짚어보면 그 소중함을 더욱 느낄 수 있다. 사실 이게 본질이기는 하다. 유물이나 유적의 가치는 본래 내재되어 있는 것이지 그 주변을 아름답게 꾸민다고 해서 높아지는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하지만 관람객의 접근이 용이하게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아름다운 꽃나무와 조경으로 받쳐 준다면 유적의 가치와 아름다움은 훨씬 더 돋보일 수 있다. 경주에서는 첨성대가 대표적인 예인 듯하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어설프게 손대면 하지 않은만 못할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야심차게 마련한 <사유의 방>이 그러하다. 드넓은 공간에 두 분의 금동반가 사유상을 덩그러니 모셔 놓고 관람객은 또 끊임없이 들고 나는데 무슨 사유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예전의 엄숙하고 경건했던 전시 공간이 그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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