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가볼만한 곳> 보길도 : 세연정
거칠게 말해서 전라남도 끝자락에 있는 섬 보길도는 고산 윤선도의 홈그라운드다. 이곳에서 자기 하고 싶은 거 다 했다. 그래서 보길도와 윤선도는 바늘과 실의 관계처럼 짝을 이뤄 서로를 연상시킨다. 보길도에 있는 윤선도의 흔적 중에 대표적인 것이 세연정이다. 정자를 짓고 주변에 연못을 파서 멋진 바위들을 옮겨 놓은 곳으로 흔히 윤선도 원림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는 엄밀히 말해 정원 문화가 없다고들 하는데 (일본과 비교해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그건 오늘 이야기할 것은 아니니 혹 기회가 되면 다음으로 미루는 것이 좋겠다), 그래도 대표적인 한국의 정원 (사실은 원림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겠다)을 꼽으라면 창덕궁 후원, 담양의 소쇄원과 함께 이곳 보길도 세연정을 쳐주는 것 같다. 방문해보니 생각보다 규모는 크지 않았으나, 과연 그 명성에 합당하게 곱고, 아름답고, 그러면서도 힘찬 기품까지 느껴지는 우리나라 최고의 원림이 틀림없었다.
세연정 가는 길
커다란 바위들이 들어선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흑약암
세연정의 일곱 바위중 하나다.
모습을 드러낸 세연정
정자 앞으로는
세연지라는 연못이 있다.
세연정 내부
정자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세연정 뒷쪽으로 나 있는
판석보
평시에는 다리로
우기에는 인공 폭포의 역할을 한다.
나오는 길에
다시 돌아다보며
마음속에 담았다.
세연정은 밖에서 봐도 아름답지만, 신발 벗고 정자에 올라 바라보는 바깥 풍경도 압권이다. 특별한 제한없이 세연정 내부를 공개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 마루, 기둥, 들어열개 같은 우리 건축의 특징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밖에서 눈으로만 감상하는 건축물이 아닌, 들어가서 밟고 만져보고 소통하는 것이 한옥에 깃든 정신이다. 윤선도가 기획하고 가꾼 한국의 원림, 세연정은 그래서 더 특별하다.
보길도 세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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