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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름/여드름의 원인

여드름과 음식의 관계 : 방송에 보도된 최근의 논란을 보며...

by *Blue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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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여드름

얼마전 뉴스를 보니 여드름이 음식과 관견된다는 보도를 하더군요. 내용의 요지는 음식중에서 기름기가 많은 햄버거나 튀김류, 인스턴트 음식들이 여드름을 악화시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보도를 보면서 몇가지 느낀 점이 있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학계에서의 정설은 여드름은 음식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기에 정설을 뒤집는 결과에 대해서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고 그 과정을 거쳐서 모두가 합의하는 최종결론이 도출되어야 비로소 새로운 정설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몇가지 오해의 소지가 있는 사안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 과학적 연구결과는 반드시 논문이나 학회발표를 통해 전문가 집단의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과학은 끊임없는 의심과 검증 절차를 통해 그 연구결과의 타당성을 입증받아야 합니다. 어제의 진리가 오늘이나 내일, 언제든지 뒤집어 질 수 있는 것입니다. 굳이 천동설과 지동설의 예를 들지 않아도 과학에 있어서 영원한 진리는 없습니다. 끊임없이 수정되고 보완되고 또 때로는 폐기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번 발표는 한 조사기관의 결과를 다른 권위있는 조사기관이나 학계의 검증 절차없이 언론에 먼저 발표되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주장의 타당성 여부와 관계없이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죠. 최근의 낙지파동(낙지 머리에서 검출된 중금속 소동)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신중한 검증과 토론, 실험방법에 대한 논의가 생략된 채 다소 섣불리 발표된 감이 있습니다.

* 한 질환의 원인 (etiology)과 악화요인(aggravating factor)은 다릅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여드름의 원인은 피지의 과다분비이고 이것을 유발하는 것은 유전적인 요인, 약물(스테로이드제, 결핵약, 일부 정신과 약물), 여드름 균등입니다. 그외 육체적 피로, 심리적 스트레스, 두터운 화장, 생리등은 원인이 아니라 악화요인들입니다. 악화요인이 있어도 원래 피지 분비가 적은 사람에게는 여드름이 잘 생기지 않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기름진 음식은, 설사 그 결과가 타당하다 할지라도 여드름의 원인이 아니라 여러 악화요인들 중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일반인이 그 뉴스를 접하면 마치 여드름의 원인이 음식이라고 오해할 소지가 있었습니다. 다시말하면 기름진 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그간 멀쩡했던 사람이 갑자기 여드름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이러한 음식을 중단하기만하면 있던 여드름이 갑자기 없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  음식이 여드름 악화에 얼마나 기여하는 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습니다.
가령 생리직전에는 여드름이 악화됩니다. 생리는 아주 강력한 여드름 악화요인입니다. 하지만 뉴스 발표만 봐서는 음식이 기존의 다른 악화요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얼마나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아니면 그저 미미한 수준인지는 알수가 없었습니다. 얼마전 역시 방송에서 문제가 되었던 먹는 여드름약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소트레티노인이라는 성분의 이 약은 분명 소아가 복용하면 안됩니다. 성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입니다. 이건 약 설명서에 나와있는 것으로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미 성장이 끝난 성인이라면 이것은 문제가 될 것이 없죠. 또하나 성장장애의 가능성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 아니라 동물대상 실험에서 얻은 결론이고, 그 발생 가능성은 우리가 통계적으로 무시해도 될만한 수준입니다. 가령 걸어가다 넘어져서 다칠 가능성에 비할 수 있는 정도의 확률입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부작용 가능성이 있다면 조심해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죠 (이소트레티노인은 임산부나 임신 계획이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하면 절대 안됩니다). 소아에게 이 약을 사용했다면 그런 처방을 낸 의사의 전적인 책임이고 그건 범죄행위입니다. 하지만 성장이 이미 끝난 성인 여드름 환자가 이것 때문에 약을 기피하고, 그 결과 얼굴에 패인 여드름 흉터가 남게 된다면 결국 피해는 환자에게 가는 것입니다. 약은 남용하면 안되지만 약에대한 막연한 공포심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는 우를 범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약은 부작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잘 이용해서 자신에게 이익이 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쓰다보니 쓸데없이 말만 길어졌네요.

물론 균형있는 식사는 아무리 설명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또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 음식과의 관련성이 이미 충분하고도 분명하게 규명되어 있습니다. 건강을 위해 너무 기름진 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피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없던 여드름이 생길까봐 다른 악화요인들은 도외시한 채 음식만 너무 제한하고 신경쓰실 필요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여드름과 음식에 관한 문제는 이미 수십년전에 논란이 있었던 주제입니다. 당시 기름진 음식, 쵸콜릿, 커피등이 여드름을 악화시킨다는 것이 정설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여드름은 알코올을 제외하고는 음식과 관련이 없다는 과학적 연구들이 진행되어 그간 이것이 정설로 받아졌었습니다. 이제 이 정설을 뒤집는 새로운 주장이 또 제기되었으니,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합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피부과 의사, 식품영양학자, 생물학자들이 활발한 연구와 토론을 통해 결론을 도출해 낼 것입니다.  어떠한 결론이 나든, 이러한 과학적 검증 매카니즘을 통해 나온 사실을 우리는 정설로 받아들이고 우리의 지식을 깊고 넓게 확장해 나가면 됩니다.

앞으로 이 새로운 주장이 철저히 검증되어 여드름의 악화요인에 대한 보다 다양하고 업그레이드 된 사실들이 보강되어서 여드름으로 맘고생 하는 많은 여드름 환자들의 치료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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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jiyoung 2010.10.15 22:50

    10월 유럽 학술지(SCI)에 개제되었습니다.
    답글

  • *Blue Note* 2010.10.17 12:33 신고

    아, 그렇군요. 바로 그런 사실을 뉴스에서 짚어주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요. 음식이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은 비주류이긴 하지만 계속 제기되어 왔던 사항입니다. 외국방송이나 언론은 과학적 사실을 얘기할 때 반드시 학회에 발표된 사실 여부를 명확히 밝히는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