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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각들

아이들에 대한 단상

by *Blue Note*

 

I

자동차 면허증의 면허 유효기간이 다되어 갱신해야 했읍니다. 워낙 게으른 저는 여느 때처럼 이일을 아내에게 떠맡겼지요. 이 면허증 갱신문제로 생긴 작은 에피소드 하나 아내는 둘째놈 유치원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아이를 픽업한 후 면허증을 갱신하위 위해 경찰서로 향했던 거시어씀니다 다음은 아내로부터 들은 그날 사건의 전말  둘째놈이 묻기를 엄마, 어디 가는거야..?  엄마 : , 경찰서에. 둘째놈 : (다소 긴장하며) ? 엄마 : , 아빠 면허증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러 가…” 이 대목에서 둘째 아이는 경찰서 신고라는 말에 상당한 심적 쇼크 상태에 빠지게 돼었답니다. 아무 죄도 없는 아빠를., 그것도 엄마가 경찰에 신고하다니. 아빠를 지키기 위해 아이는 온몸을 던져 엄마의 경찰서 진입을 막았다는군요. 잘못한 것도 없는 아빠를 왜 경찰에 신고하냐고 고래고래 악을 쓰고 울면서.  그래, 아들아, 몸던져 아빠를 지켜주려는 너의 마음에 아빠는 무진장 감동먹고 정말로 행복했단다

 

II

이런 저런 핑계로 친구들과 술 한잔 걸치고 집에 들어오는 날은 아이들이 자고 있는 때가 많습니다. 세상 모르고 잠에 빠져있는 아이들을 까끌까끌한 볼로 부벼대면서 아이 귓가에 속삭여 봅니다. 00이 자니..? 잠결에도 한 놈이 고개를 끄덕끄덕.  아빠가 사랑하는 거 알지..?  00이 사랑해…” 새근새근 숨소리만 들릴 뿐 이번엔 반응이 없네요 애들 잠깬다고 아내가 잡아 끕니다. 마음이 조급해져 재차 삼차 채근해 봅니다. 00이 잘자 아빠가 사랑해…” 결국 끄덕끄덕 사인을 받고 나서야 맘이 편해집니다. 아이들은 자라고 저는 늙어가겠지요 늦은 밤 아이들 뺨을 부비는, 이렇게 평범한 나날들의 소중함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습니다.

 

III

어릴적 저의 꿈은 무척이나 막연했지만 그래도 뭔가 뽀다구나는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뽀다구훌륭한 사람이 어떻게 어울리는 지는 지금 생각해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때는 그랬지요. 며칠 전엔 두 놈을 불러 아빠의 흰머리를 뽑아달라고 부탁을 해 보았습니다. 녀석들이 서로 깔깔대면서 흰머리를 뽑아주는데 아이들에게는 꽤나 재미나는 놀이였나 봅니다. 흰머리만 뽑으랬는데 자꾸만 검은 머리까지 뽑아대는 서투른 둘째에게 큰놈이 그새 터득한 흰머리 잘 뽑는 노하우를 전수하네요 어릴적 아빠 흰머리 뽑아주던 기억을 커서도 아이들이 소중하게 간직해 준다면. 요즘 제가 바라는 꿈입니다. 뽀다구, 훌륭한 사람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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