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처럼 영어에 목매는 경우도 흔치는 않을 것입니다. 심지어 유치원 아이들부터 학생, 직장인까지 영어회화 못하면 무슨 이등 국민이라도 되는 듯한 사회 분위기는 아무리 너그럽게 봐준다 하더라도 좀 지나친 감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영어 열풍은 입시, 취업에 영어 실력이 필수적이라는 현실 이외에도, 영어에 대한 우리의 막연한 동경과 컴플렉스가 혼합된 정서가 연관되어 있는 듯 합니다.
좀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봅니다. 과연 나에게 영어회화 공부가 꼭 필요한 것일까..?
너무 딱딱한 이야기는 취미도 없고 소질도 없으니 가볍게 이야기를 풀어봅시다. 좀 엉뚱하지만 나에게 자동차 운전이 꼭 필요한가? 별 생각없이 운전을 해왔지만 사실 따지고보면 꼭 운전이 필요한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우선 운전과 영어공부의 단점을 살펴볼까요..?
* 운전하려면 차 한대값이 만만치 않은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무엇보다 유지비가 꽤 듭니다. 요즘 유가도 유가지만, 정기적으로 엔진오일 갈아주고 가끔 세차도 해줘야죠. 어딜 가든 원만한데는 주차비나 발렛 파킹비 내야지요. 몇년 지나면 하나 둘 고장나는 곳이 생겨 목돈 들어갑니다. 가끔 주정차위반이나 속도위반으로 과태료 고지서 받으면 쌩돈 들구요. 자동차 보험료, 절대 무시할 수 없지요. 돈 모으려면 당장 차를 팔고 대중교통 이용하라는 조언도 있습니다. 영어 공부? 당연히 돈 들지요. 어학교재, 학원비, 연수라도 가려면...ㅎㅎ...
* 자가 운전하면 은근히 피곤합니다. 운전 자체가 몸에 좋지 않습니다. 같은 자세로 앉아 장시간 운전하다보면 여기 저기 저리고 쑤십니다. 내차 (전방주시, 속도유지, 주차할 곳 물색)뿐 아니라 남의 차 (끼어들기 하지 않는지, 급정차 안하는지)까지 신경 써야합니다. 영어공부는 육체적 피로보다는 "공부"라는 데서 오는 중압감이 문제입니다.
* 소형차를 운전하고 다니면 괜히 주눅이 듭니다. 여자분들이 아실지 모르겠지만, 차는 남자에게는 좋은 장난감이지요. 멋진 스포츠카는 남자들의 로망입니다. 소형차 끌고 어디 모임에 가거나 호텔앞에 세우려면 괜히 눈치보이고 주늑드신 적 있으신가요? (전 많습니다). 실제로 종업원들 대접이 다릅니다. 외국인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유창하게 대화하는 것 또한 우리들의 로망이지만, 과연 그럴 수 있는 실력이 되는 사람이 저를 포함해서 몇이나 되겠습니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운전을 하듯이 많은 사람들이 영어에 매달립니다. 일종의 필요악이지요. 과감히 차를 버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들 다 한다고 나까지 할 필요 없습니다. 이미 진학이나 취업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일년 내내 외국인과 말할 가능성이나 기회가 한번도 없다면 영어 공부 열심히 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자의든 타의든 영어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면..., 나는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영어를 꼭 해야한다는 확실한 이유가 있는 분이라면... 해야지요.... 그래서 말씀드리는데 이왕 하는 것 스트레스 받지 말고 쉽고 즐겁게 하십시다.
영어회화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자신의 영어실력을 과소평가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아무리 초보라도 영어에 전혀 관심없는 사람들보다는 훨씬 영어를 잘 하는 겁니다. "나보다 영어 못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라는 사실을 믿고 자부심을 가져보세요.
돈드는 영어 말고 영어카페나 블로그를 찾아 공부하시기를 권합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너무나 좋은 정보와 학습자료들을 무료로 구할 수 있습니다. 무료 영어 라디오 방송국, 미드, mp3 자료, 잘 정리된 영어 예문들, 전치사, 동사, 구동사의 용법들에 대한 방대한 정보들이 완전 무료로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에 떠다니고 있습니다. 따로 돈들이고 시간내지 않고도 영어 공부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제가 쓰는 방법이기도 하구요.
긴 호흡으로 느긋하게 공부하되, 영어를 공부하면서 자신이 이룬 아주 작은 성과나 발전을 크게 기뻐하고 스스로를 격려하는 마음으로 영어랑 친하게 지내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