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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주점 동남아

<서촌 LP bar> 서촌 블루스

by *Blue Note*

<강북의 LP 바> 서촌블루스 

예전에는 가끔씩, 가뭄에 콩나듯 어쩌다가 LP바를 다녔었다. 그러다 잘 안가게 되었는데, 그건 몇가지 이유가 있었다. 강남의 대표적인 LP 바들은 너무 대중화 상업화되어서 LP바라는 이름이 주는 이미지와 잘 맞지 않았다. 어마무시하게 커다란 공간에 자랑하듯 넓은 벽면들을 LP 들로 꽉 채우고 (사실 이 음반들은 개인이 수집한 것이 아니라 모두 중고시장에서 통째로 구입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비싼 안주와 양주를 주로 취급하는 방식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게다가 사실 LP바는 가볍게 한잔 하면서 음악을 듣는 곳인데, 나오는 음악이나 신청하는 음악들이 너무 들어서 지겨워진 Yesterday 나 Hotel California 같은 노래 일색인 점, 아니면 아예 대놓고 요즘 나오는 댄스풍 가요이거나 하는 것도 LP 바를 멀리한 이유중 하나다. 그래도 오래된 노래들을 LP로 들을 수 있는 LP 바 자체는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바다. 이번에 서촌에서 즐거운 식사를 하고, 오랜만에 옛노래가 듣고싶어 급히 검색해서 간 곳이 서촌 블루스다.

인디카 IPA, 구스 아일랜드 IPA 을 우선 시켰다.

기본으로 나오는 스낵 안주가 꽤 훌륭하다.

 

서촌블루스는 아담한 크기로 이층에 있다.

사실 LP 바로 사용하기에는

방음이나 건축 구조면에서 좀 문제는 있다.

카페나 작은 레스토랑이 어울리는 구조...

하지만 나름 분위기가 있고

무엇보다 침침한 지하가 아니어서 좋다.

 

 마른 안주를 하나 주문했다.

양과 질, 가격 모두 훌륭...

 

 구스 아일랜드와

로스트 코스트 IPA 병뚜껑

이런거만 모으는 사람도 있다는 얘기가 생각난다.

 

실내 분위기

손님들로 만석인데다

모두들 유쾌하고 즐겁다.

 

대동강 맥주를 더 시키고

듣고 싶은 노래 몇곡을 신청했다.

 

오랜만에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다. 서촌블루스는 아까 언급한 부정적인 LP바와는 여러 면에서 대조된다. 오붓하고 편안한 분위기, 적당한 소음, 그리고 다양한 맥주의 종류, 착한 가격... 아쉬운 점은 방음이나 음향기기가 아주 정교하거나 최상의 품질은 아니라는 점. 하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오래된 팝송은 클래식처럼 엄숙하게 집중해서 듣는 것이 아니니까. 즐겁게 따라부르고 옛 생각에 빠져들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고도 남는 것이다. 손님들도 대부분 단골인듯 아주 분위기가 좋았던 것도 마음에 든다. 이날 신청한 곡은 퀸의 Too much love will kill you, 신디 로퍼의 She bob, 아바의 Does your mother know, 그리고 빌 에반스의 Once upon a summer time 이었다. 이 중 음반이 있어서 들을 수 있었던 곡은 두곡으로 50%의 성적이었다. 그래도 충분히 즐거웠고 크게 아쉬운 점은 없다. 다른 손님들이 신청한 곡들도 즐기면서 맥주를 꽤 많이 마셨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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