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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문화재

창령사터 오백나한전 : 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

by *Blue Note*

<국립중앙박물관> 창령사터 오백나한전

 

창녕사 오백나한전은 말하자면 최근 기획된 전시회중에서 가장 성공한 히트작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전시는 본래 <창령사지 오백나한전>이라는 이름으로 국립 춘천 박물관에서 기획 전시한 것이었다. 당시 이 기획전을 보기위해 아침일찍 춘천으로 차를 몰았었는데, 기대치를 훨씬 차고도 넘치는 멋진 전시여서 두고두고 여운이 남았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이번에 이 오백나한전을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또 한번 만나게 되었다. 먼저 간략히 총평부터 하자면, 같은 이름의 전시였지만 춘천과 서울의 전시는 같으면서도 달랐다. 주인공인 나한들은 같은 나한이었으나, 숫자, 전시방법에 차이가 있어서 각각의 개성과 강조점이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창령사터 오백나한전

 

다양한 모습과 표정의 나한들

 

가사를 두른 나한

 

전시실내부의 한쪽 통로로

또다른 전시실이 이어진다.

 

거대한 설치미술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 하다.

감동적이다.

 

이 전시의 오리지널이라고 할 수 있는 국립 춘천 박물관 전시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에 비해 전시되어 있는 나한의 숫자가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숫자가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시실을 차지하고 있는 개성 넘치는 석조 나한의 숫자가 많을수록 관람객에게 다가오는 무게감과 울림은 비례해서 커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춘천의 전시가 더 좋았다. 하지만 이러한 감상평은 다음 전시실에서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전시공간의 사방을 수많은 스피커로 쌓아서 벽을 만들고 중간중간에 공간을 만들어 나한을 모셨다. 그 자체로 멋진 설치미술작품인데, 이것은 춘천에서는 볼 수 없는 전시방식이었다. 게다가 그 공간에서는 스피커를 통해 음향까지 나오는데 정말 독특하고 경건한 체험이다. 역시 알고보니 김송영이라는 작가의 손에 의해 탄생한 설치미술이었다. 나를 포함한 많은 관람객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찰하게 해준 귀한 선물같은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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