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시 & 문화재

<서울 가볼만한 곳> 서소문 성지 역사박물관 : 하늘광장과 하늘길

by *Blue Note*

<서울 여행> 서소문 성지역사박물관

 

서소문 성지역사 박물관의 '하늘광장'과 '하늘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한 달도 안되는 짧은 기간동안 이곳을 벌써 세번이나 방문했지만, 올때마다 깊은 감동과 울림을 주는 곳이다. 지하 3층의 상설 전시관을 둘러보고 나오면 왼쪽으로 콘솔레이션 홀이 나오는데, 그 맞은 편에 하늘광장으로 통하는 유리문이 보인다. 이 시점에서는 하늘광장의 일부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넓은 유리문을 밀고 광장에 들어서면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탄성을 멈출 수 없다. 갑자기 시야가 확 비약하면서 높다란 붉은 벽돌담과 그 위로 더 높은 하늘이 도발적으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서소문 성지역사 박물관의 하늘광장

 

사방을 둘러싼 담벼락은

상당한 높이지만

하늘광장은 지하에 있다.

그 사실이 더 놀랍다.

 

서 있는 사람들, 정현, 2006~15

침목을 이용해서 만든 작품이다.

 

하늘광장 왼쪽 벽에 있는

영웅 (이환건, 2017)

 

하늘길

하늘광장 모서리의

작은 문을 통해 들어갈 수 있다.

 

 하늘길이 끝나는 곳에서

우측으로 들어서면

이런 멋진 조각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발아 (권석만, 2019년)

 

지하3층 하늘광장에서 올려다본 하늘은 지금까지 내가 보았던 어떤 하늘보다 높고 소중했다. 박해를 당해 결국은 죽음을 맞이했던 순교자들이 바라보았던 하늘과 아마도 닮았을 것이라고 생각해봤다. 그리고 이어지는 '하늘길'의 체험.. 사진에는 없으나 하늘길 양쪽 벽으로는 환상적인 미디어 아트가 펼쳐진다. 직선로가 끝나고 우측으로 꺽어지면 바로 다섯 조각으로 잘린 거대한 돌덩이를 볼 수 있는데, 권석만의 <발아>라는 작품이다. 자연석인 강돌을 절단하고 속을 파내어 만들었다. 제목으로 미루어 돌은 씨앗을 감싸고 있던 껍질을 상징하는 듯 하다. 하지만 정작 씨앗은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이 공간을 떠나 어디론가 날아가서 새 생명을 틔우고 있겠지. 하늘로 뚫린 천장으로는 햇살이 쏟아져 들어온다. 하늘광장과 하늘길은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경이로운 경험이다. 서소문 성지역사 박물관은 건축물이 발산하는 웅장함과 역사가 말해주는 경건함이 합쳐져서 꼭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이 곳을 찾는 이들이 숭고함과 평안을 느끼고, 위로를 받는 그런 공간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