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광장 : 미술과 사회 1부>
지난번 포스팅에 이어 나머지 작품들에 대한 소개를 이어간다. 국립 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을 맞아 <광장>이라는 상징을 차용해서 <미술과 사회>라는 주제를 다룬 것이 이번 전시의 대체적인 얼개라고 볼 수 있겠다. 미술작품을 통해 대한민국의 역사를 짚어보고자 하는 기획 의도가 읽힌다. 해방, 좌우의 이념대립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뇌하고 때로는 이념을 강요당했던 예술인들의 삶의 흔적이 그림을 통해 투영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기획자가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무관하게, 전시된 작품속 인물이나 작가들이 대부분 좌익이거나 월북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작가의 이념때문에 작품이 폄하되는 것이 있을 수 없는 일이듯, 거꾸로 뭔가 덕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이 모든 것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이다. 기계적으로 공평하게 양 진영의 작품을 나누어 구분하는 것도 우습겠지만, 너무 한쪽에 치우치는 것도 불편하기는 하다. 더구나 거기에 <의로운 이들의 글과 그림>이라는 부제를 붙힌 것은 코메디다. 그나마 <광장 1부>는 과천관에서 전시중인 <광장 2부>의 민중미술에 비하면 얌전한 편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각설하고, 이번 포스팅에서 소개되는 작가는 구한말 이도영, 양기훈에 이어 고희동, 나혜석, 변월룡, 김환기, 이중섭등이다.
옥당청품도
일종의 기명절지도다.
이도영, 연도미상
화조도 / 화조영모도 / 화조도
양기훈, 연도미상
양기훈은 영모에 능했고
특히 노안도로 유명하다.
부채를 든 자화상, 1915년
한국인 최초의 서양화가로 평가받는
고희동의 작품이다.
자화상, 1928년
신여성이자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로
굴곡진 삶을 살았던 나혜석의 작품
김용준 초상, 1953년
잃어버린 천재화가로 최근 조명되고 있는
러시아 한인 화가 변월룡의 작품이다.
최승희 신작무용공연회 포스터, 1930년대
각종 공연 포스터들
하얼빈 풍경, 1945년,
종이에 펜, 수채로 그린 정점식의 작품이다.
유즈노사할린스크
변월룡, 1967년
종이에 에칭
'연극운동'수록, '조선의 신극운동' 삽화재현
정하수, 2019년
이여성 초상
한국 근대 리얼리즘 회화의 최고로 꼽히는
월북 화가 이쾌대의 1940년대 작품이다.
이여성은 여운형의 참모다.
부인도
이쾌대, 1943년
부인 유갑봉을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말
이쾌대, 1943년
백자
김환기, 1950년대 후반
이 전시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작품중 하나다.
항아리
김환기, 1958년
너무나 유명한 작품...
항아리와 매화
김환기, 1958년
소년
이중섭, 1944-45년
세사람
이중섭, 1944-45년
사람들
서세옥, 1990년대
서울시의회 별관 꼭대기층에 있는
다락 카페에 가면
덕수궁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왼쪽으로 국립 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이 보인다.
익히 명성을 들어 알고 있는 변월룡의 작품들이 인상적이었다. 일년전 쯤인가 과천 현대미술관에서 기획한 <근대를 수놓은 그림>전에 전시된 그의 작품을 본 기억이 있는데, 이번 <김용준 초상>에서 받은 울림이 더 컸다. 한국 근대미술의 리얼리즘을 개척하고 꽃피운 이쾌대의 작품들과 그의 불운했던 삶은 나로하여금 잠시 상념에 빠지게 하였다. 김환기의 작품들은 내 마음을 빼앗아 가기에 충분하고도 넘쳤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추상이 아닌, 백자 항아리를 그린 작품들이 많았는데, 하나 하나가 모두 지극히 아름답고 우아했다. 평소 우리의 백자에 조예와 안목이 깊고 높았던 작가가 한없는 애정으로 그려넣은 우리 백자 항아리들은 그의 그림속에서 새롭게 탄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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