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맛집/한식

<강남 맛집> 진대감 논현 본점 : 차돌 삼합

by *Blue Note*

<논현동 맛있는집> 진대감 본점 : 차돌삼합 전문점

 

삼합이라는 방식은 지극히 한국적이라고 생각한다. 세가지 독립된 음식을 하나의 세트로 만들어 한 입에 먹는 것.... 백반에 여러가지 반찬을 조합해서 먹는 방식은 서양에는 없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일부 동남아에 있는 식문화다. 조금 더 나아가 쌈을 싸서 먹는 방식은 그 중에서도 우리 한국 고유의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쌈 안에 들어가는 것은 밥과 단순한 쌈장만으로 구성될 수도 있고, 마늘, 고추, 구운 고기, 김치까지 화려하고 다양하게 모두 때려 넣을 수도 있다. 말하자면 조합의 수가 무한하다는 얘기다. 오늘 얘기하는 삼함도 여러 음식의 특징을 모아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한국음식의 독창성을 잘 나타내는 대표적인 것이 아닐까 싶다. 원래 삼함은 잘 알려진대로 홍어 삼합이 원조다. 잘 삭힌 홍어와 돼지고기, 거기에 묵은지를 한 입에 먹는 음식이다. 최근에는 여수 삼합, 혹은 해물 삼합이 인기다. 가리비, 돼지고기 (혹은 차돌박이), 그리고 갓김치의 조합이다. 오늘 소개하는 진대감은 굳이 분류하자면 여수 삼합에 가깝다. 하지만 일정 틀에 얽매이지 않고 조합이 훨씬 다양하다는 점에서 보다 더 진화된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알려질 만큼 알려졌고 방송도 수없이 탔다. 분점인지 프랜차이즈인지도 엄청 많다. 그래도 이름값에 걸맞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논현동에 있는 것이 진대감 본점이다. 큰길에서 주택가 쪽으로 다소 들어간 골목길에 있다. 살짝 오르막 길에 비스듬히 걸려 있듯 자리하고 있어서 별 볼품은 없다. 입구가 작아보여 그러한 느낌이 더하지만, 일단 문을 열고 들어가보면 생각보다 꽤 넓다. 손님들도 많아 북적거니는 분위기... 어떤 면에서는 반전의 묘미가 있다.

진대감

 

밑반찬 세팅

하지만 진대감에서는 이 밑반찬들이

그냥 밑반찬이 아니다.

차돌박이와 다양한 조합을 이루는

찰떡 콤비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차돌과 관자를 불판위에 올려준다

양파, 묵은지도 자리 한구석을 차지한다.

 

묵은지와 차돌

 

무절편과 차돌

토핑으로 얹은

생고추냉이가 화룡점정이다.

 

깻잎과 부추

 

곰치류의 산나물

양파, 고추냉이...

 

묵은 백김치

가리비와 차돌

양파와 고추냉이

 

볶음밥

계란찜과 된장찌개

 

잘 구성된 나무랄 데 없는 식사였다. 차돌박이라는 주 재료를 중심으로 양파 볶음, 나물류, 채소무침, 갓김치, 묵은지, 그리고 생 고추냉이등이 다양하게 짝을 이루어 만들어내는 맛의 향연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곁들임 음식이 차돌박이의 기름진 감칠맛과 식감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전혀 새로운 맛과 풍미룰 선사한다. 놀랍다. 같은 차돌박이를 취급하지만 전혀 반대의 대척점에 있는 맛집을 꼽으라면 봉산집을 들 수 있겠다. 봉산집은 오로지 불판에 차돌이다. 사이드라고는 고추장에 찍어먹는 양배추가 전부... 차돌박이 자체의 품질은 봉산집이 한 수 위다. 그러나 진대감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맛의 변주는 봉산집에서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둘을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그저 먹는 사람의 취향의 차이로 두거나, 혹은 '다른 개성의 두 종류의 훌륭한 맛'으로 정리하고 넘어가는 것이 낫겠다. 고기 굽고 나서 불판에 만들어 먹는 볶음밥은 우리 나라 국민들이 모두다 사랑하는 음식이지만 여기에도 급이 있다고 생각한다. 진대감 집의 볶음밥은 일단 '단짠 단짠'하지 않다. 이것을 정말 높이 평가하고 싶다. 새콤 달콤 짭쪼름한 것이 우선은 입맛을 확 땡기는 것 같지만 안그래도 고기에 삼합에 거기 소주 한잔까지 들어간 상태에서는 단짠 볶음밥이 속을 더부룩하게 만드는 원흉이다. 맛있게 먹었다가 먹고나서 기분 나쁘고 소화 안되는 이유가 된다. 이 집의 볶음밥은 얌전하고 조용하다. 체조를 마칠 때 숨쉬기 운동처럼 전체적인 식사 과정을 마무리해주고 기름기로 놀란 속을 진정시킨다. 뭔가 체계적으로 정리되는 느낌인 것이다. 써놓고 보니 너무 칭찬 일색이다. 뭐 그래도 할 수 없다. 사실 오랜만에 칭찬만 한 것 같다, ㅋㅋ. 친절하게 설명해주시고, 처음부터 끝까지 서빙해주신 직원분께 감사한 마음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