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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한식

<전북 익산 맛집> 진미식당 : 황등 비빔밥

by *Blue Note*

<익산 맛집> 진미식당 : 육회 비빔밥

 

진미란 말은 참 진(眞)에 맛 미(味)를 쓰니까 <참된 맛>일 터. 정말 맛있다는 의미다. 대한민국에 이 상호를 가진 음식점은 아마도 엄청 많기는 많을 것이나, 몇이나 될까 지금까지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런데 얼마전 익산의 진미식당을 다녀오면서 과연 진미식당이라는 이름이 얼마나 흔한지를 경험하게 된 작은 에피소드가 있었다. 부안에서 하루 묵은 후 다음날 일정은 익산의 미륵사지 석탑을 보는 것이었다. 차에 올라 네비게이션으로 진미식당을 치고 바깥 풍경을 즐기면서 차를 몰았다. 한 사십여분쯤 지났을까. 문득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네비의 목적지를 확인했더니..., ㅋ. 진미식당은 진미식당이되, 우리가 가려던 익산이 아닌 다른 진미식당이었던 것. 부안에서 가장 가까운 진미식당을 네비가 먼저 띄웠고 그걸 아무 생각없이 그저 목적지로 찍고 내달렸던 실수가 부른 작은 참사였다. 게다가 방향이 정반대여서 익산의 진미식당까지 가려면 돌아나와서 다시 한참을 가야만 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그래도 이른 점심시간에 맞춰 도착은 했다. 익산의 진미식당은 워낙에 황등 비빔밥이라는 이름으로 육회 비빔밥이 꽤나 유명한 곳이다. 황등은 익산에 있는 면소재지 이름이다.

진미식당

 

단촐하지만 정갈한 밑반찬

 

황등비빔밥 (육회 비빔밥)

때깔도 곱다.

 

선지국

꽤 맛있다.

 

육회 비빔밥은 미리 비벼진 상태로 나온다.

 

몇가지 점에서 특색이 있다. 우선 돌솥비빔밥은 아니지만 그릇이 뜨겁게 데워져 있다. 또한 모든 비빔밥 재료들이 밥과 함께 이미 비벼진 상태로 나온다. 주방쪽을 슬쩍 보니 직원분들이 손님상에 내갈 비빔밥을 열심히 비비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양념도 함께 비벼 나온다. 그래서 손님 입장에서는 숟가락으로 맛있게 떠먹는 일 외에 딱히 따로 할 일이 없다, ㅋㅋ. 매우 편한 것이다. 아마도 미리 비벼서 나오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장 이상적으로 재료들이 비벼진 상태, 양념이 가장 적절하게 들어간 상태, 즉 비빔밥의 최적의 상태를 손님에게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조금 아쉬운 점도 있다. 양념을 조절하는 것이 원천 불가능 하다는 점이다. 좀 짜게 먹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데 이걸 다 하나로 통일할 필요가 있을까. 짜게 먹지 않는 내 입맛에도 진미식당의 육회비빔밥은 다소 심심했다. 물론 나는 이런 은근한 맛이 싫지 않았지만 좀 더 강한 양념으로 비벼먹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비빔밥에 넣는 고추장의 양은 특히 사람마다 다 제각각인 것인데... 육회의 양은 많고 맛도 좋았다. 다만 이 육회를 말 그대로 좀 생으로 먹을 수 있다면 식감, 풍미 모두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뜨거운 그릇에 담겨진 육회가 뜨거운 밥과 비벼지면서 살짝 익어버렷기 때문이다. 뭐 이렇게 잔소리에 투정을 했지만, 진미 식당의 육회 비빔밥은 훌륭하다. 좋은 재료들이 적절히 잘 섞이면서 각각의 특성을 잃지 않고 은근하고 고급스러운 맛을 연출해낸다. 먹을수록 맛이 깊어지는 그런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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