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가볼만한 곳> 서산 마애삼존불 : 백제의 미소
일전에 국립 부여박물관을 방문한 적이 있다. 거기서 백제의 마지막 수도 사비의 영광과 몰락을 느낄 수 있었다. 백제의 금동 대향로에 정신을 빼앗긴 채 한참을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나면, 1층 로비의 대형 석조에는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백제를 멸망시키고 새겨넣은 자화자찬의 글이 깊은 흉터처럼 새겨져 있음을 확인하고 망국의 슬픔을 맛보게 되는 곳이 부여 박물관이다. 그리고 박물관 전시실 한쪽 벽면에는 백제의 미소로 알려져 있는 서산 마애 삼존불의 모형이 자리를 잡고 있다. 자애롭지만 근엄하지 않고 편안한 미소... 그 마애 삼존불을 직접 보기위해 서산으로 갔다. 국보 제 84호인 이 삼존불은 충청남도 서산 용현리에 있다. 마애 삼존불을 만나러 가는 길은 그리 험하지 않다. 우리나라 산산의 경우, 주차장에서 그래도 짧게는 보통 이삼십분 걸리고 때로는 그보다 훨씬 더 걸리기도 하는데, 서산 마애삼존불은 돌계단을 따라 십여분 정도면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가는 길은 아기자기하고 변화가 많다.
처음 완만한 나무계단이 나타난다
다소 가파른 돌계단이 이어지고...
보이는 건물은 마애 삼존불 관리사무소
불이문이 문을 통과해야 삼존불을 볼 수 있다.
서산 마애 삼존불
시무외인과 여원인을 한 석가여래 입상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제화갈라보살상
오른쪽에 반가사유상이 협시하고 있다.
삼존불에서 백제의 미소가 환하게 퍼져 나오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삼존불은 6-7세기 동북 아시아에서 유행한 형식이다. 하지만 서산의 마애 삼존불은 특별하다. 보주를 들고 있는 제화갈라 보살과 반가 보살이 함께 새겨진 것은 중국은 물론, 신라나 고구려에서도 예를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경우라고 한다. 유연하면서도 단정한 조각 솜씨,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입가의 온화한 미소는 가히 <백제의 미소>라고 이름 붙혀도 손색이 없을만큼 우아하고 편안하다. 암석에 정성으로 새긴 불상의 모습도 뛰어나지만 수목이 들어선 주변의 산등성이와 바람, 오후의 느즈막한 햇볕이 함께 만들어내는 그 아름다움은 커다란 감동이었다.
서산 마애삼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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