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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한식

<서초동 맛집> 서관면옥 : 평양냉면, 선비냉면, 돝제육

by *Blue Note*

<서초 맛집> 서관면옥 : 줄 서야 하는 냉면집

 

서관면옥에 대해서는 전부터 들어보기는 했었다. 새롭게 떠오르는 평양냉면집으로 방송이나 온라인 상에서 인기가 많은 곳이다. 특히 음식점 평가 앱에서는 거의 선두에 속하는 맛집이다. 평양냉면을 전문으로 하는 곳인데 기존의 노포들과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먼저 하드웨어라 할 수 있는 외관을 보자. 아마도 가정집이었을 원래 건물의 벽과 인테리어를 리모델링을 통해 깔끔하게 꾸몄다. 창을 여러 개 넓개 내서 시원한 느낌이 들게 하고, 내부는 세련된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조명을 이용해서 아늑하게 만들었다. 냉면집 같지 않고 카페나 파스타집 같은 분위기다.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는 서빙과 운영 시스템도 편안하고 점잖다. 하지만 손님이 몰리는 이유는 단지 이런 점뿐만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음식 맛이니까 말이다. 사실을 말하자면 서관면옥은 이번에 처음 가봤지만 세 번의 도전 끝에 겨우 입성한 것이었다. 두 번은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해서 포기했고, 이번에는 서둘러 영업 개시 시간보다 일찍 갔지만 그래도 삼십 분은 족히 기다려야 했다.

서관면옥

아예 오래 기다릴 각오를 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아삭하고 삼삼한 백김치

 

평양냉면

고명으로 배추가 들어간 것이 특이하다.

 

 

돌제육

먹기 전에 우선 눈이 즐겁다.

 

선비냉면

 

특히 이 집은 '서관면상'이라고 하는 점심 특선이 인기다. 일종의 세트로 나오는 한정판 메뉴인데 죽, 만두, 일품요리, 냉면, 그리고 후식까지 나온다 (아, 못 먹어봤지만 알고는 있었다, ㅠㅠ). 가격도 아주 합리적인데 이걸 먹을라치면 가게 오픈하기 적어도 삼십 분 전에 가서 줄 서서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미리 주문해야 한다. 못 먹어 본 사람으로서 뭐라 얘기하기는 그렇지만, 밥 한 끼 먹는데 이렇게 온갖 정성을 들여 '열심히 노오력'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한정판인 점심 특선 대신 내가 주문할 수 있었던 음식은 평양냉면, 비빔냉면, 그리고 돼지 수육이었다. 평양냉면은 내 입맛에는 육향이 상당히 강했다. 평양냉면을 먹을 때, 언제나 나의 기준점이 되는 것은 을지면옥의 평양냉면이다. 서관면옥의 평양냉면은 을지에 비해 육향이 쎄다. 이건 사실 좋은 점도 아니고 나쁜 점도 아니다. 그냥 다른 것이다. 다만 나의 입맛으로 이야기하자면 구수한 고기 맛은 많이 나지만 똑 떨어지는 명징한 육수는 아니라는 것이다. 당연히 나는 더 맑고 깔끔한 을지면옥의 육수를 선호한다. 비빔냉면의 이름은 선비 냉면인데 뭔가 비밀스런 갖은 양념이 매력적이다. 즐겨먹는 진미 냉면이나 유진 면옥의 비빔냉면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상대적으로 얌전하고 부드러운 맛이다. 돝제육이라는 이름의 돼지 수육은 때깔이 곱고 플레이팅이 아주 예쁘다. 먹기 전에 우선 감탄이 먼저 나온다. 우리 한식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하나의 모범적인 사례로 삼아도 될 듯하다. 다만 맛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지리산 흑돼지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누린내나 잡내는 아니지만, 돼지고기 특유의 풍미가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싫어하지 않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질색을 할 수도 있겠다. 차림새뿐 아니라 삶아내는 방식, 찍어먹는 양념, 식감과 풍미까지 을지면옥의 편육과 모든 면에서 다르다. 어쩌다 보니 말이 길어졌는데, 결론적으로 서관면옥은 여러 면에서 괜찮은 음식점이다. 하지만 기꺼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먹을 만큼 그렇게 중독성이 있는 메뉴를 선보이는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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