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냉면집 두 곳> 필동면옥과 진미 평양냉면
솔직하게 말하자면, 맛집 소개를 하면서 어디가 더 낫다 어떻다 하면서 서로 비교하고 평가하는 것, 별로 좋아보이지 않고 좀 그렇다. 어쩌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런 품평과 비교를 하고 있기도 해서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스스로 경계하기도 한다. 사람이 다 생김새가 다르고 개성이 다르듯, 맛집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완벽한 맛집은 불가능하고, 단순히 비교해서 어디가 더 낫다고 순위를 매기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문제가 있는 곳은 소개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일단 소개하기로 했으면 좋은 점과 아쉬웠던 점을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되, 개인적인 취향을 첨언하여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오디션 프로에 열광하고 누가누가 잘하나 등수 매기는 걸 즐기는 대한민국이지만, 맛있는 음식은 순위나 점수에 연연하지 말고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곳에 가서 먹었으면 좋겠다. 이번 포스팅에 진미 냉면과 필동 면옥을 동시에 소개하는 것도 우열을 가리자는 것이 아니라 두 집의 특징과 좋은 점을 이야기하려는 의도다. 둘을 함께 설명하면 서로의 개성과 차이가 더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필동면옥과 진미 평양냉면은 두 말할 필요없이 최고 수준의 평양 냉면집이다.
진미 평양냉면집의 평양냉면
비빔 냉면
중독 주의...!
어복쟁반
진미 평양냉면
필동면옥의 평양냉면
의정부 평양냉면 계열의 상징인
파, 고춧가루, 깨가 뿌려져 있다.
만두국
필동면옥
두 집 모두 평양냉면 전문점이지만 차이는 뚜렷하다. 필동면옥의 평양냉면은 을지면옥 계열의 특성을 충실하게 지켜나가고 있다. 특유의 고춧가루, 파, 깨가 뿌려져 있는데 시각적 아름다움까지 느껴진다. 돼지고기와 소고기로 만든 편육이 각각 한점씩 올려져 있다. "쨍하는' 냉면 육수는 누가 뭐래도 정말 일품이다. 냉면 이외에 필동면옥만의 특별 메뉴라고 하면, 만두국을 들 수 있다. 가족관계인 을지면옥에는 없는 메뉴다. 필동면옥의 만둣국 국물은 냉면 육수의 명징한 느낌과 일맥 상통하지만 맛은 완전히 다르다. 아뭏든 정말 맛있다. 양념장이 국물에 풀려나가며 완성되는 칼칼한 맛은 흉내내기 어려운 내공이다. 진미 평양냉면의 냉면 육수는 동치미 맛이 살짝 난다. 그래서 산뜻함이 있다. 사람에 따라 다소 가볍고 경쾌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 집은 면이 일품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적당히 탄력도 있고 깊은 메밀향도 좋다. 평양냉면 말고 비빔 냉면도 정말 맛있다. 중독성이 강하다. 냉면 말고는 어복쟁반이 존재감 강한 메뉴다. 양도 엄청나고 고기의 종류와 내용도 충실하다. 진미냉면의 어복쟁반은 육수를 계속 보충해 가면서 고기와 야채를 즐기는 어복쟁반이라는 음식이 가지는 정체성을 잘 구현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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