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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한식

<신논현 맛집> 까치네 식당: 꼼장어 구이

by *Blue Note*

<서초 / 신논현 맛집> 까치네 꼼장어 쭈꾸미

 

나처럼 연식이 오래된 사람에게는 '꼼장어'에 추억이 있기 마련이다. 지금은 거의 없어지고 전부 실내로 치고 들어와 '실내 포장마차'가 되어 버렸지만, 한참 전에는 말그대로 노변에 포장을 두르고 영업하는 '진짜 포장마차'가 대부분이었다. 그 포장마차에서 가장 흔하면서도 만만한 안주가 꼼장어였다. 바싹 구운 꼼장어 한 점에 소주 한잔 먹는 것이 당시 주당들의 술상 차림이었다. 그러던 것이 어는 순간 포장마차도 없어지고 꼼장어 안주도 거의 사라져 버렸다. 오늘 소개하는 <까치네>는 메뉴가 쭈꾸미와 꼼장어 달랑 두 개만 있는 집이다. 그나마 쭈꾸미는 존재감이 거의 없다. 소위 말하는 '선택과 집중'이 극단적으로 이루어진 꼼장어 구이 전문점이다. 처음 이 곳을 방문할 당시엔 꼼장어 구이의 명맥을 잇고 있는 곳 정도로만 생각했다.

테이블 너덧개의 좁은 공간

내공이 뿜뿜 느껴진다.

 

마늘쫑, 깻잎, 양파, 마늘..

 

백김치와 상치 무침

특히 상치무침은 환상적인 맛이다.

 

꼼장어 소금구이

 

미소 된장국

 

소금구이와 양념구이를 추가로 시켰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적절한 수식어가 생각나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먹어본 꼼장어중 최고다. 그동안 정말 많은 꼼장어 구이를 먹어봤지만 이렇게 싱싱하고 고소하면서 감칠맛 있는 경우는 처음이다. 한편으로는 이 집 꼼장어 가격이 쎈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충분히 그럴만 하다고 수긍이 간다. 활어 상태의 상급 꼼장어를 사용하고, 최적의 상태로 구워낸다. 소금구이도 좋지만 나는 양념구이에 큰 충격을 받았다. 손님상에서 직접 꼼장어와 양념을 무쳐서 바로 굽는데 도대체 양념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맛이다. 칼칼한데 무겁지 않고 경쾌한 매운 맛이다. 지금까지 먹어왔던 꼼장어는 다 부질없는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 ㅋㅋ. 이 양념으로 무친 상치도 너무나 맛있다. 몇차례 다시 청해서 먹었다. 숯불에 장어를 구워주시는 여사장님은 뽀스가 넘친다. 친절하지 않으나 자부심이 느껴져서 오히려 좋다. 사실 불판에 마늘편을 아무 생각없이 올렸다가 장어 맛을 버리게 하는 짓이라고 강력하게 경고 먹었다, ㅋㅋ. 까치네 꼼장어 구이는 가격대가 착하지 않고 양도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맛, 식감, 풍미는 모두 최고 수준이라 뭐라 트집잡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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