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맛있는집> 화산 물갈비
전라북도 전주는 우리나라 전국민이 인정하는 맛의 고장이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이 막상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이라고 하면 '전주 비빔밥'이외에 특별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골똘히 생각하면 '콩나물 국밥'이 생각난다. 삼백집, 현대옥 같은 콩나물 국밥집 말이다. What else...? 이젠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다. 전주가 맛의 고장이라는 말은 맛깔스런 반찬이 한 상 부러지게 나오는 전주 한정식의 영향이 큰 탓이 아닌가 싶다. 다만 한정식이라는 것이 평양 냉면, 포천 이동갈비처럼 선택적이고 집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보니 메뉴 이미지에 대한 임팩트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각설하고, 이번 전주에 내려가니 막상 먹을 것이 마땅치 않은 웃픈 상황이 되었다. 한정식은 그닥 즐기는 편이 아니고, 그렇다고 저녁에 콩나물국밥을 먹기는 좀 그맇고... 정말 마땅한 메뉴 정하기가 어려웠다. 음식 맛있기로 소문난 전주에서 말이다. 난감하던 차에 눈에 들어온 곳이 '물갈비'라는 메뉴를 전문으로 한다는 <화산 물갈비>였다. 사실 물갈비라는 말은 예전 어디서 한번 들어본 것 같기는 했으나, 어떤 모양인지 맛은 어떤지를 떠나 도대체 무슨 음식인지조차 아예 모르는 생소한 것이었다.
화산 물갈비
음식점들이 꽤 몰려있는
중화산동에 있다.
반찬이 세팅되고...
주문한 물갈비가 나왔다.
비주얼의 생경함에 살짝 충격을 먹었다.
이거 대체 어케 먹으라는 거지...?
뚝배기에 나온 계란찜
까만 깨가 예쁘다고 느꼈다.
다소 단단한 식감,
모습만큼 맛있지는 않다.
밑에 있는 국물이 끓으면서
고기로 만든 산이 내려 앉는다, ㅋㅋ
보글보글 끓으니
빨간 국물과 고기, 콩나물이 먹음직스럽다.
그냥 먹기도 하고
깻잎에 싸서도 먹어봤다.
역시 마지막은 볶음밥
'물갈비'를 검색어로 넣고 좀 찾아보니 전주가 원조라고 한다. 전주 비빔밥, 콩나물 국밥과 함께 전주 향토 음식을 또하나 발견하는 순간이다. 얼큰한 양념이 들어간 육수에 콩나물과 야채를 듬뿍 넣고 고기와 함께 끓여낸 일종의 전골로 보면 되겠다. 아마도 직화에 구워먹는 갈비와 대비되는 방식을 강조하기 위해 '물갈비'라는 이름으로 명명했나 보다. 원래 사용하는 고기는 돼지고기인 것 같은데 화산 물갈비에서는 소고기를 사용한다. 처음 나올때 산처럼 쌓은 고기를 육수가 끓으면 샤브샤브처럼 익혀 먹은 후, 야채, 콩나물, 육수에 잠겨있던 갈비를 먹는 것이 다음 순서다. 물갈비의 비주얼, 먹는 방식이 특이한 것이 가장 인상적이지만, 맛으로만 평가해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매운 맛은 주문할 때 조절할 수 있는데, 아마도 원래는 아주 맵게 먹는 음식인가보다. 매운 음식 못먹는 나로서는 중간 단계도 살짝 매웠다. 아무튼 처음 먹어본 물갈비는 재미있는 식문화 체험이라는 측면 이외에도 매콤한 국물에 고기를 익혀먹는, 꽤 즐거운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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