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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주점 동남아

<서촌 맛집> 사직동 그 가게 : 치킨 커리와 짜이

by *Blue Note*

 

<서촌 / 경복궁역 맛집> 사직동 그 가게  

 

조금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섰다. 경복궁 옆에 있는 국립 고궁박물관에 볼만한 전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왕실 군사력을 상징하는 기획전 <군사의례>전이 있었고, 왕실 병풍 <요지연도>, 그리고 보존 처리를 끝나고 다시 소장처인 미국 데이턴 미술관으로 가기 전에 일반에 공개된 <해학반도도> 역시 놓칠 수 없었다. 예상은 했지만, 관람객이 너무 없어서 편안하게 맘껏 유물들을 관람할 수 있었다. 거의 전세 낸 듯한 상황... 하지만 이 좋은 문화재들이 너무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이 내내 안 좋았다. 우린 문화민족이라는 말을 스스로 쓰는데... 그 말이 많이 부끄럽다. 나 혼자 실컷 구경하고 나니 점심때였다. 오랜만에 즐기는 혼밥이 기대되었다. 박물관을 나와 미리 찜해 두었던 곳을 찾아 걸었다. 사직공원 쪽에 있는 티베트 음식점 <사직동, 그 가게>라는 곳이다. 

내비게이션을 따라 언덕길을 오른다

왼쪽으로 녹색 차양을 한 

허름한 건물인가...?

 

맞다, <사직동, 그 가게>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음식점은 왼쪽,

벽돌문을 한 건물이다.

 

자리를 잡고 앉아

치킨 커리를 주문했다.

차와 양배추가 들어간 피클이

차례로 나온다.

 

치킨 커리

커리 향이 좋다.

아름다운 플레이팅,

도자기로 만든 식기도 마음에 든다.

 

식후에 주문한

짜이

 

동네도 아담하고 <사직동, 그 가게>도 조용하고 차분하다. 길가에 아직 녹지 않은 눈이 희뜩희뜩 섞여 있었지만 한낮의 따스한 햇살은 부드러웠다. 치킨 커리를 시켜놓고 그 한가로움 속에 앉아 있으니 마음이 평안하였다. 가게를 둘러보니 티베트 난민을 지원하는 사회운동에 대한 소개가 많았다.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주인장이 이런 활동을 주도하거나 깊게 관여하는 것 같았다. 식당 내부는 소박하고, 온갖 자잘한 물건들로 좀 두서없어 보이기도 하는데, 이게 또 이상하게 그런대로 거슬리지 않고 나름 조화롭다. 이 집 시그니쳐로 소개된 치킨 커리의 맛도 이 집의 인테리어, 소품과 어울린다. 매콤하고 부드럽게 자극적인 향신료, 고슬한 쌀밥, 닭 가슴살이 들어간 커리는 훌륭했다. 다른 음식과 달리 더 오래 음미하면서 먹었던 것 같다. 식사 후 마신 따끈한 짜이 맛도 근사하다. 짜이 원액을 한 병 따로 주문해서 집에 가져와서 생각날 때마다 한 잔씩 마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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