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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한식

<분당 정자동> 윤밀원 : 보기에 예쁜 음식들

by *Blue Note*

<분당 정자동> 윤밀원 : 족발, 평양냉면, 양무침

 

윤밀원은 분당에서 아주 유명한 음식점이다. 소문이 나면서 멀리서도 음식 맛을 보기 위해 방문하기도 하는 것 같다. 사실 나도 서울에서 분당까지 찾았다가 한 시간이 훌쩍 넘는 대기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포기했던 경험이 있다. 결국 두 번째 시도 끝에, 그것도 삼사십 분 정도를 대기한 후에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인터넷상이나 여러 맛집 소개 앱에서의 평점도 상당하다. 열성팬을 이미 확보한 잘 나가는 맛집인 것이다. 족발과 평양냉면이 주 메뉴이고 양무침, 양곰탕, 칼국수도 평이 좋아 내심 기대가 컸다.  

윤밀원

 

양념과 곁들임 찬들... 고수까지 나오는 걸 보고 좀 놀랐다.

 

새우젓, 마늘 된장박이 / 훠거나 마라상궈 집에서나 볼 수 있는 중국풍의 향신료 양념

 

족발

 

 

양무침 / 사실은 양이 아니라 천엽 무침이다. 산초로 생각되는 붉은 열매와 녹색 부추의 색감이 참 곱다.

 

막국수 / 역시 보기에 예쁘다. 하나하나 찢은 고기를 고명으로 얹었다.

 

평양냉면 / 넉넉한 고명과 담백해 보이는 면과 육수. 하지만 많이 아쉽다.

 

이 집의 대표 메뉴인 족발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양념이 매우 다양한 것이 특색이다. 전통적인 새우젓은 물론이고, 초간장에 절인 양파, 거기에 동남아나 중국 남부에서 즐겨 사용하는 향신료인 고수까지 나온다. 족발 양념인지 양무침을 위한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간장, 깨, 마늘, 기름에 마라향까지 모두 혼합된 양념도 있다. 양념인지 밑반찬인지 모호한, 마늘 편을 된장에 버무린 된장박이는 그 자체로 새롭고 신선하다. 다양한 시도와 정성이 느껴진다. 다만 이러한 다채로운 양념이 족발이나 양무침과 얼만큼 조화를 이루어서 맛을 끌어 올리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미 이야기했지만 이 집 양무침은 부민옥에서 먹던 그런 양무침이 아니라 천엽을 무쳐낸 것이다. 천엽 무침이라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나, 양에 비해서는 많이 텁텁하고 구수한 풍미도 부족했다. 막국수에는 김, 오이, 참기름, 양념장, 찢은 고기를 얹어서 화려한 비주얼이 빛난다. 향이 강한 김, 오이, 깨를 너무 많이 얹어서 면을 즐기는데 방해가 됐지만 막국수는 양념 맛으로 먹는다고 생각하면 문제 될 것은 없다. 사실 이 날 가장 무난한 메뉴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평양 냉면은 아무래도 나름의 지적질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면발의 식감이나 풍미, 육수의 담백함, 이런 것을 이야기하기 전에 평양냉면의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육수의 밸런스가 잘 맞지 않는다. 게다가 일행 중 후각이 예민한 친구는 살짝 꼬리하고 비릿한 잡내까지 맡아버렸다. 이런 현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연해졌는데, 아마도 고명으로 얹은 편육이 냉면 육수에 풀리면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닐까 싶다. 한번 헛걸음하고 두 번째도 오래 기다려서 맛본 음식이라서 기대가 너무 컸었나 보다. 게다가 거의 모든 방문 손님들이 극찬한 맛집이어서 음식 평론가도 아닌 내가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는 것도 좀 꺼려진다. 그래도 이렇게 후기를 쓰는 것은, 입맛이라는 것이 사람의 개성처럼 다를 수 있다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스스로 확인해보고 싶었고, 그에 더해서 대세와는 다른 소수의 의견도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날 안 먹어 본 메뉴 중에 칼국수와 양지탕이 있다. 한번 먹어보고 싶은 생각은 아직도 있다. 하지만 재방문한다 해도 평양냉면과 양무침을 주문하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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