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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일본

<교토여행> KAHO : 교토에서 먹은 대파소면

by *Blue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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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맛집 : 단팥죽과 대파 소면

 

교토 방문은 두 번밖에 되지 않지만 그래도 그때마다 찾아간 음식점이 있다. 하나는 본초토 거리에 있는 와규집이고 다른 하나는 오늘 소개하는 Kaho라는 국수집이다. 와규 구이집은 엄밀한 의미에서 맛집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본초토의 거리 풍경을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고, 세련된 인테리어와 조명, 다양한 부위의 고기를 예쁘게 플레이팅해서 내오는 것도 인상 깊다. 말하자면 음식 외적인 면에서 강점이 있다. 오늘 소개하는 Kaho는 그런 화려한 음식점은 아니다. 하지만 일본 교토에서 먹은 음식 중에 가장 일본적이라고 할까, 아무튼 그런 곳이다. '일본적'이라고 한 것은 교토를 대표하는 경 요리를 비롯해서 튀김 전문점, 꼬치집까지 내가 다녀본 일본의 음식점들을 다 포함해서 보더라도 Kaho가 특히 그렇다는 의미다. 일본인의 세심함, 정성, 단순하면서도 심플한 특징들이 이 집 음식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단팥죽 / 단 음식 별로 안 좋아하지만 잘 끓인 단팥죽인 것은 맞다. 새알이 화려하게 빛나면서 아우라를 뽐낸다. 노란 접시에 담긴 것은 몇 점의 다시마 조림이다.

 

 

대파 소면 / 위 사진이 첫 번째 방문 때, 아래가 두 번째 방문해서 찍은 사진이다. 두번째 방문에선 주먹밥인 오니기리를 시켜봤다. 옻칠한 쟁반, 도자기 발에 담긴 음식, 정갈한 숟가락과 나무 젓가락, 연근 모양의 젓가락 받침대까지... 음식은 차치하고 뭐하나 허투른 구석이 없다.  

 

가운데 반숙을 중심으로 초록색 대파가 그릇 전체를 덮고 있다. 살짝 파를 걷어내 보면 맑은 국물과 함께 소면이 모습을 나타낸다. 

 

정말 흔한 말이지만 '일본 음식은 눈으로 먼저 먹는다'는 말을 Kaho의 대파소면은 멋지게 구현하고 있다. 비주얼로 먼저 손님에게 한 방 먹인다는 생각이 든다. 옻칠한 타원형 쟁반의 까만 바탕에 거의 빨간색의 반숙 노른자, 거기에 큼지막한 대파가 연출하는 녹색의 장막... 가히 회화적 즐거움이 차고 넘친다. 맛은 어떤가. 잘 삶긴 국수의 식감은 대파의 조직감과 경쟁하듯 존재감을 발한다. 육수는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맑고 은근하면서도 여윤이 길다. 대파 향은 이 집 소면의 정체성이다. 맛을 음미하며 반 정도 먹은 후에 종지에 딸려 나온 생강채를 조금 넣고 먹으면 또 다른 맛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애초에 Kaho를 알고 간 것은 아니었다. 국립 교토 박물관 옆에 있는 삼십삼당간을 관람하고 다음 목적지를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다 발견한 곳이 이 집이다. 외관을 찍지 못해 아쉬운데, 그리 크지 않은 공간에 정갈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부부인듯한 남녀 주인장은 친절하다. 그런데 웃는 표정에서는 자부심도 묻어난다. 교토 박물관과 삼십삼당간이 없어도 대파 소면을 먹기 위한 목적만으로도 충분히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소면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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