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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문화재

<서울의 박물관> :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

by *Blue Note*

<호림박물관> 명풍 도자기 : 청자 / 분청사기 / 백자

 

호림 박물관은 일 년에 몇 번씩은 찾게 되는 곳이다. 유물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이 돋보이는 호림의 특별전은 늘 새로운 감동을 준다. 최근에는 일주일 간격으로 두 번을 찾았다. 기획전 <공명>을 관람했던 것인데, 처음은 혼자서, 두 번째는 가족과 함께 했다. 호림박물관은 특별 기획전과는 별개로 상설전을 4층에 마련해 두는데, 주로 도자기가 전시되어 있다. 하나같이 어마어마한 명품들이다. 이미 오랜 기간에 걸쳐 여러 번 보았지만 볼 때마다 새롭다. 조금씩 전시 유물이 교체되기에 그걸 알아보는 재미도 있다. 넓지 않은 전시실에 고르고 고른 도자기들이 위풍당당하게, 때로는 수줍은 듯, 아름다운 자기만의 빛을 발하고 있다. 시대순으로 청자, 분청사기, 그리고 백자의 순서대로 소개하고자 한다. 특별전시에 해당하는 <공명>전은 따로 다음에 소개하기로 한다.

청자 압형 연적, 고려 12-13C / 상설 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는 첫 유물이다. 고려 청자의 비색과 상형 도자기의 수준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명작이다. 

 

청자상감 운학국화문 병형주자, 고려 12C, 보물 1451호 / 고려사회가 귀족사회였음은 역사책의 설명보다 이 주전자를 통해서 더 확실하게 실감할 수 있다. 

 

분청사기 박지연어모란문 장군, 조선 15C / 하얀 분장으로 칠을 한 후에 배경 부분을 긁어내는 박지 기법을 사용하였다. 육백 년 전의 물건이라는 걸 알면서도 믿을 수 없다. 

 

 

분청사기 박지연어문 편병, 조선 15C / 국보 179호인 조선시대 분청사기 편병이다. 이 명품을 처음 본 것은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이 아닌 신림 본관에서였다. 

 

분청사기 철화당초문 장군, 조선 15-16C 보물 1062호 / 거침없고 대담한 귀얄 기법으로 분장했다. 극도로 생략된 당초문은 철화로 그렸다. 몸통 한쪽 끝면에 X 표시를 하였다. 푸른색이 도는 담청색의 분청 유약을 입혔는데 빙렬은 거의 없다. 구연부는 일부 깨져있다. 이 유물이 이번에 가장 오랫동안 감상했던 도자기다. 볼수록 빠져드는 매력적인 철화 분청이다. 걸작 중의 걸작이다. 

 

전시된 분청사기들

 

분청사기 박지 태극문 편병, 조선 15C 보물 1456호 / 분청사기의 문양중 태극문은 매우 드물다. 

 

백자호, 조선 16C / 전체적으로 높이감이 있으며 엄정하다. 15세기에서 16세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보이는 백자 항아리의 변화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어서 도자사적으로도 중요한 유물이다. 급격한 굴곡과 볼륨 차이로 인해 적당한 조도로 촬영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백자 장군, 조선 16C / 작고 앙징맞다. 몸통과 굽에 비해 입부분이 상대적으로 작다. 정선된 태토에 아무 문양이 없다. 맑은 회백색의 백자 유약을 입혔는데 광택이 있다. 간결하면서도 단정한 조선의 시대적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백자

 

백자 청화 국죽조접문 호, 조선 18C / 아래위 두 부분으로 빚은 후에 붙인 자국이 선명하다. 상당한 크기의 백자 항아리다. 노출 조건을 달리해서 촬영했다. 어깨와 몸통의 문양을 한 조건에서 다 담아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백자 청화 매죽문시명 병, 조선 18C / 매화와 시문이 쓰인 병이다. 주병으로 사용했다면 술맛이 절로 났을 것이다. 

 

우리 도자기는 종류에 관계없이 모두 귀하고 아름답지만 개인적으로는 분청사기를 가장 좋아한다. 그러고 보니 오늘 소개된 것도 분청이 가장 많다, ㅋㅋ. 호림 박물관의 도자기 컬랙션은 국내 최고라고 생각한다. 자기뿐 아니라 토기 (도기) 또한 하나같이 명품들만 골라 수집해 놓은 그 안목에 감탄할 뿐이다 (토기는 신림 본관에 전시되어 있다). 호림의 도자기들은 예술적 측면뿐 아니라, 우리 도자사(陶瓷史)의 편년 연구에 절대 기준이 되는 귀중한 자료다.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호림의 설립자 윤장섭 선생님의 문화재 보호를 통한 나라 사랑의 마음에 고개가 숙여진다. 이러한 헌신적인 수집가가 있었기에 오늘날 K 컬처로 상징되는 문화강국의 틀이 유지되고 발전되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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