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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공연 문화재

<호림 박물관> 공명 : 3부, 자연을 따르다

by *Blue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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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림 박물관 특별전> 공명 : Part 3. 자연을 따르다

 

<공명>전의 마지막 전시실 소주제는 <Part3. 자연을 따르다>이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순응하는 우리 민족의 자연관을 토기, 흑유 등을 통해 형상화한 듯하다. 도자기의 모양을 빚는 것은 사람이지만 온전한 색깔로 완성시키는 것은 불의 힘이라는 걸 떠올리면 이 전시의 기획의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의 본성을 거스르지 않는 무위(無爲)의 예술관은 확실히 서양, 그리고 같은 동양권의 일본이나 중국과도 차별되는 우리만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가야 시대의 토기, 조선의 흑유, 그리고 이배, 정창섭의 작품들을 한 공간 속에 몰아넣은 이유가 자명해진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처음 보이는 장면이다. 많은 수의 토기들... 그 뒤로 숯덩어리 같은 물체가 보인다.

 

가야토기, 4세기, 아라가야 (경남 함안)

 

 

 

정창섭 / 묵고 No.95500-A, 1995년 / 묵고. 93693-A, 1993년 / 개인소장

 

이배, 불로부터 ch-68, 69, 2003년, 작가소장

 

커다란 숯덩어리처럼 보이는 것은 이배의 <불로부터>라는 작품이다.  / 선반으로는 흑자 편병이 도열해 있다.

 

흑자 편병, 조선 15-16 세기 / 나에게는 이게 이번 전시 최고의 장면이다. 

 

여덟 개의 흑자 편병을 하나씩 정성스럽게 카메라에 담았다. 각각의 개성이 넘친다. 너무나 아름답다...

 

사실 전시를 볼 때는 큐레이터가 작품을 어떻게 이해하고 배치했는지, 각 작품들 간의 유기적 관계는 어떠했는지를 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3부 전시실의 <자연을 따르다>라는 소주제를 염두에 두고 유물과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취지에도 맞는 것이긴 하다. 하지만 나는 그런 기획 의도를 이해하면서도, 각 작품이 가지는 고유의 아름다움에 더 마음이 끌렸다. '자연을 따르는 마음으로 빚었다'는 프레임을 굳이 들이대지 않아도 가야의 토기와 조선 흑유는 스스로 빛난다. 특히 시렁에 줄지어 늘어선 각기 다른 개성의 흑유를 바라보면서 잔잔하지만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 감동과 행복감으로, 나는 충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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