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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울

<서울 반포> 구반포 아파트의 철거전 모습, 누군가에겐 추억이다.

by *Blue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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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반포 아파트의 저녁

 

어린 시절과 사춘기를 반포 아파트에서 보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 1학년 때 반포를 떠날 때까지 이곳은 친구들을 사귀고 생각을 키워내던 공간이었다. 이제 곧 이곳이 철거되고 재건축이 된다고 한다. 그 자리에 다시 새로 아파트가 생기는 것이니까 아예 없어져버린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가령 댐이 생겨서 고향 마을이 통째로 수몰되어 없어지는 상황과는 비할 수는 없으나, 그래도 많이 아쉽다. 엘리베이터 없는 낮은 층수의 아파트 건물, 아름다운 수목과 곳곳에 조성된 공원, 어린이 놀이터, 추억과 사연이 깃들어 있는 상가 골목은 이제 사려져 버릴 것이니... 그래도 내 맘속에서는 없어지지 않고 기억될 것이다. 저녁 무렵, 아파트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헛헛한 마음과 달콤한 기억들이 뒤엉켜 다가왔다. 구반포 아파트의 정식 명칭은 반포 주공 1단지다. 

이주 개시를 알리는 현수막이 을씨년스럽다.

 

대부분의 가구가 비어있는 상태...

 

내 친구가 살았던 72동

 

 

구반포 아파트에는 

작지만 이렇게 멋진 공원이 많다.

 

어린이 놀이터

 

상가 건물들도

이제 '공가'라는 딱지와

출입금지 테이프로 꽁꽁 묶여있다

 

큰 길로 나와봤다. 

밝은 가로등불에 텅 빈 대로가

부조화를 이루며 쓸쓸함을 더하는 듯하다.

 

이날은 이 곳 반포에서 함께 자란 옛 친구들과 밥을 같이 먹었다. 호프집에서 이차로 맥주까지 먹고 아파트 단지 구석구석을 걸어봤다. 좀 유치하고 뻔한 행동이지만 어릴 적 뛰어놀던 놀이터에서 그네까지 탔으니, 모두들 옛날로 돌아가고 싶기는 했었나 보다, ㅋㅋ. 살던 아파트, 아름드리 나무 가득한 공원, 놀이터와 상가 골목들까지 얼마 후엔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그립다. 사는 건 자꾸 무언가를 떠나보내는 것이라는 걸 모르지 않지만, 초연해지기가 매번 힘든 것을 보면 나는 아직도 내공이 한참 모자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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