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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주점 동남아

<삼각지 와인바> 처그 (Chug) : 요즘 와인바의 진화, 혹은 한계

by *Blue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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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지 처그> 핫하다는 와인바를 다녀와서...

 

말(言)이라는 것도 일생이 있다. 장수하는 것도 있고 단명으로 그치는 것도 있다. 유행어란 한때 관심을 끌다가 이내 사라져 버리는 운명을 맞는다. 요즘 유행어의 대세는 '힙하다', '핫하다'인 듯하다. 다 영어에서 온 것인데, 그거야 뭐 아무래도 좋다. 내가 이런 유행어를 싫어한다고 해도 다른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기꺼이 사용한다면 그 수명은 연장될 것이고, 어쩌면 유행어의 운명을 벗어나 일상 표준어의 반열에 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핫'하고 '힙'하다는 표현을 내가 싫어하는 이유는 말 자체보다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내뱉는 바람에 이 말을 사용하는 사람의 몰개성이 두드러져 보이기 때문이다. '이 집 요즘 핫한 곳이야'라고 말하는 것도 좋겠지만, '나만 알고 싶은 곳인데 이미 다 알려져 버렸어', '젊은이들이 어떤 분위기를 좋아하는지 여기 와보면 알 수 있어', '이유는 모르겠지만 독특한 분위기와 메뉴로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어'등으로, 각자 개성있게 이야기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에구, 쓸데없는 이야기는 그만하고, 아무튼 삼각지에 있는 와인바 처그는 요즘 말로 하면 '핫 플레이스'되겠다. 

처그

삼각지역 바로 앞에 있다

 

 

관자구이

팬에 구워낸 관자에

쪽파와 김 퓨레를 얹었다.

 

 

고수를 얹은 멋진 메뉴다.

그런데 이름은 모르겠다, ㅋㅋ

 

여기서 와인을 두병 마셨다.

첫 번째는 브루고뉴 알리고떼

두 번째가 북부 론 지방의 시라

어쩌다 보니 모두 프랑스산 와인들이다.

 

미니 양배추

구운 양배추에

퓨레는 완두콩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닭다리살

구워낸 닭고기이지만

비주얼이 재미있다. 

지붕처럼 덮은 누룽지 같은 것은

물어보니 버섯 칩이라고 한다. 

 

인테리어는 좋게 보면 모던, 심플하다. 조금 더 찬사를 보태면 시크하다고 할까, ㅋㅋ. 다른 면으로는 차갑고 다소 어설프다. 대형 냉장실 안에 들어온 느낌이다. 전면에 커다란 통유리 때문에 대로변 바깥에서 안이 다 들여다 보이는데, 그렇다고 노천 식당 같은 느긋한 분위기를 내는 것도 아니다. 바닥과 벽의 마감, 공간 배치, 가구도 뭔가 트렌드를 흉내는 낸 것 같는데 내공이 없다. 작위적이어서 자연스럽지 않으니 공간에서 느껴야 할 편안함이 없다. 깔끔한 음식들은 평가받을만 하다. 메뉴 개발을 위한 고민의 흔적도 느껴지고 새로움도 있다. 양이 적은 것이야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 다만 오픈 키친인 것은 좋으나, 그에 걸맞게 복장, 위생 등에 좀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 흡연이나 화장실 등 밖에 나갔다 오거나 혹은 손으로 머리를 만지거나 하면 최소한 손은 씻자. 또 한가지, 손님에 대한 배려심이나 서빙 능력이 직원마다 차이가 나면 문제있는 식당이다. 음식점에서 일하는 사람은 각자의 성격이나 현재의 감정 상태와는 관계없이 일정 수준 이상의 정중한 서빙을 동일하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프로다. 이 집은 말단 직원보다는 매니저 혹은 사장님의 분발이 필요해 보인다 (살뜰하게 잘 챙겨준 여자 직원분에게 감사한다). 개선을 기대해본다. 와인바를 표방하고 있지만, 과연 음식과 페어링이 적절하느냐 하는 점도 아쉽다. 와인 가격도 쎈 편이다. 단순히 가격이 높다는 의미가 아니라, 판매중인 와인의 본래 가치나 수입가에 비해 그렇다는 것이다. 와인의 종류가 적고, 내추럴 와인을 주로 마케팅하는 것 같은데 그런 전략이 영업적인 측면뿐 아니라 고객 친화적인 면에서도 플러스가 되는지 다시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와인의 경우는 특히, 손님의 니즈와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 결국은 좋은 마케팅이 되기 때문이다. 핫한 곳으로 뜨고 있다면 분명 작은 성공이고 칭찬받을만한 일이기는 하나, 겸손함으로 더욱 발전해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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