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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문화재

<덕수궁 야외전시> 상상의 정원

by *Blue Note*

 <전시> 덕수궁 프로젝트 : 상상의 정원

 

오랜만의 야외전시다. 덕수궁 정원과 전각을 무대로 10여 명이 훌쩍 넘는 작가들이 조각, 영상, 식물 세밀화, 궁중 공예, 그리고 설치 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번 덕수궁 프로젝트의 전시명은 <상상의 정원>이다. 잔뜩 찌푸린 하늘에선 간간이 빗방울이 흩뿌렸지만,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야외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경험은 생각보다도 꽤나 근사했다. 원래는 총 9개의 세션으로 구분되어 하나씩 찾아가며 감상하는 전시였지만, 이 날은 덕수궁 현대미술관에서 기획한 <DNA :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을 관람한 후 둘러본 터라 동선이 여기저기 중구난방에 일부 빼먹은 곳도 있었다. 기획의도를 숙지하고 제안한 관람 방법을 충실히 따르는 착한 관람객도 좋겠지만, 가끔 일부러라도 말 안 듣고 제맘대로 하고 싶은 때도 있다, ㅋㅋ. 새롭고 참신한 작품들을 응원하고 즐겼던 기억을 이곳에 옮겨 놓는다. 

윤석남

<눈물이 비처럼, 빛처럼 : 1930년대 어느 봄날>

제목처럼 처연하고

그러면서 또 위로를 받는....

 

김명범

원(One), 2021년

괴석과 함께 

십장생인 사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뿔에서 뻗어나온

나뭇가지가 풍성하고 찬란하다.

 

 

황수로

홍도화, 2021년

석어당에 펼쳐진 작품이다.

 

신혜우

면명상처 : 식물학자의 시선

 

행각 안에 가득한 식물표본들이

이상하게도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신혜우의 작품

<면면상처 : 식물학자의 시선>은

함녕전 행각에 전시되어 있다.

모란꽃이 장식된 창문, 

덕혜옹주의 사진도 작품의 일부인가 보다.

 

김아연

가든 카펫

 

작품들 자체가 주는 울림도 좋았지만, 스토리텔링이라고 할까, 연관된 사연이나 뒷 이야기들도 흥미로웠다. 가령 신혜우의 <면면 상처 : 식물학자의 시선>같은 작품이 좋은 예이다. 작가는 덕수궁에서 발견되는 모든 식물을 대상으로 관찰, 기록, 채집 과정을 수행하고 이들 식물을 그림과 글, 표본으로 남겨 놓았다. 고종이 사용했던 석조전 접견실 카펫에서 영감을 받아 야외에 전시한 김아연의 <가든카펫>도 기발하고 재미있다. 카펫에 사용된 문양과 덕수궁 전통 건축물의 단청 문양을 모티브로 그 색과 디자인을 새롭게 해석하고 창조해낸 점이 인상깊다. 목재 등의 복합재료를 사용해 카펫을 이미지화한 점도 흥미롭다. 일본의 경우, 절이나 신사에 조명을 설치하고 소위 '라이트업' 행사를 자주 하는데, 우리 덕수궁을 커다란 야외전시장으로 쓰면서 작품들을 소개하는 이런 시도는 훨씬 앞서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안목과 혜안이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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