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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문화재

<서울 가볼만한 곳> 서울 공예박물관 : 자수, 꽃이피다

by *Blue Note*

서울 공예박물관 전시: 자수, 꽃이 피다

 

서울 공예박물관은 전시동이 총 3개다. 그중 전시 3동은 자수나 보자기 같은 직물 공예품들을 위한 전용 전시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 자수의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평양 석암리 214호분(1~2세기)과 신라 황남대총(4~5세기), 백제 무령왕릉(6세기)에서도 자수와 유사한 조각 천이 발견되었다. 고려시대 자수 유물로는 월정사 팔각 구층석탑에서 발견된 향낭을 비롯하여 안동 태사묘에 소장된 자수 직물 등 다수가 남아 있다. 조선 후기와 근대 자수 유물은 매우 많은데, 바느질과 자수를 여성들의 기본 규범으로 강조하였던 당시 사회적 분위기가 크게 작용한 결과이다. <자수, 꽃이 피다>라는 제목으로 마련된 서울 공예박물관의 전시공간에는 일상생활 구석구석을 수놓은 여인네들의 마음을 담겨 있다. 

<자수, 꽃이 피다>

전시실 입구

 

자수 화조도 10폭 병풍

폭마다 바탕천의 색이 다른 것이 특징이다.

매화, 연꽃, 복숭아꽃, 월계화,

모란, 석류, 국화 등의 꽃과

새 또는 나비 한 쌍씩을 수놓았다.

확실히 회화 병풍에 비해 입체감이 있다.

19-20세기

 

자수 노안도 10폭 병풍

도화서 화원 양기훈의

노안도를 밑그림으로 하여

수를 놓았다. 

19-20 세기

 

자수 묵죽도 4폭 병풍, 20C

대나무를 그림과 자수로 표현하였다.

오른쪽에서 세 번째 폭은

이병직이 먹으로 그린 그림이다.

 

자수 사계분경도

작은 화분에 화초나 나무를 심은

분재를 중심으로 

사계절을 표현하였다.

국내 현존하는 자수 병풍 중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려 후기, 보물 제653호

 

 

 

가마 장식 (석류모양)

19-20C

 

자수 상궁청신녀 명 연화봉황문 방석

극락왕생을 바라는 내용과 함께

봉황, 연꽃 등을 수놓았다.

아래쪽에는 ‘상궁청신녀 임인생 리씨정희행

생전무병소원

사후왕생극락발원’이라는 문장을 수놓았다. 

조선후기

 

가마 장식 (복숭아 모양)

19-20C

 

자수 연화당초문 현우경 표지

북위시대 불교 경전인

『현우경』 앞표지에 

수를 놓아 장식한 책의 이다. 

책의는 책의 겉장이 상하지 않게 

덧씌우는 일이나 그런 물건을 말한다.

조선후기

 

수혜 (꽃신), 타래버선,

자수 두루주머니, 귀주머니.

여자아이용 꽃신에는

신을 신을 아이가 오래 살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19-20C

 

수혜

19-20C, 견에 자수

 

운봉수 향

조선 후기

 

골무, 19-20C

 

가장 인상적이었던 유물은 <자수 사계분경도>다. 폭마다 다른 종류의 꽃과 분재(盆栽)를 수놓아 만든 이 네 폭 병풍은 관람자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오른쪽 첫 번째 폭부터 봄을 묘사한 다섯 꽃잎의 꽃, 겨울을 상징하는 매화와 동백, 여름을 대표하는 연꽃, 마지막으로 가을을 의미하는 포도가 수놓아져 있다. 세 번째 폭에 ‘夏蓮(하련)’, 네 번째 폭에 ‘草龍(초룡)’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는 여름 연꽃을 뜻하고 가을 포도를 비유한 말이다. 고려시대에 이미 이 정도 수준의 자수 작품이 가능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연화당초문 현우경 표지>를 통해서는 책의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일종의 장정이라고 생각된다. 보통 책의는 종이, 가죽, 혹은 무늬가 있는 직물을 사용하는데, 현우경의 표지는 다양한 자수 기법을 사용한 것이 매우 희귀한 예라고 한다. 무엇보다 연꽃, 복숭아, 석류 등을 수놓은 섬세하고 아름다운 자수 자체로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자수 묵죽도 병풍>도 기억에 남는다. 수놓기와 그리기가 함께 구현된 병풍이 이채로웠다. 특히 이 병풍속에서 송은 이병직의 대나무 그림을 만나리라고는 예상을 하지 못했다. 이병직은 서화가라기 보다는 뛰어난 안목을 가진 수장가라고 해야 할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그의 그림은 크게 평가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그의 그림이 좋다. 단순한 듯 서툰 선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지만, 암울한 일제 강점기에 사재를 털어 교육사업을 벌였던 맑고 깨끗했던 그의 성품을 존경하기에 그의 그림도 존경하고 아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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