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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문화재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 : 금동 반가사유상에 대한 단상

by *Blue Note*

<국립중앙박물관> 금동 반가사유상

 

전시실의 이름이 <사유의 방>이다. 깊은 생각에 빠진 금동반가사유상 2점을 함께 모신 공간에 어울리는 이름이다. 이곳은 2021년 11월에 개설했다. 그 전에는 국립박물관 3층의 공간에 하나의 반가사유상만을 교차 전시했었다. 그랬던 것이 전시실을 확장 이전하면서 두 점을 한꺼번에 일반에 공개하게 된 것이다. 각각 국보 제78호, 제83호인 금동 반가사유상을 동시에 전시한 것은 2004년과 2015년, 단 2차례 뿐이었다. 이제는 전용 전시공간에서 두 점을 상설전시 형태로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관람자의 입장에서는 우선 반가웠다. 

사유의 방

넓은 공간에

반가사유상 두점...

깊은 생각에 빠진 

두 분의 미륵을 만날 수 있다.

 

적당한 거리,

나란히 자리잡은 두 반가사유상

 

금동반가사유상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

국보 제83호

 

금동반가사유상 

 

우리나라 최고의 문화재라고 할 수 있는 두 점의 금동반가사유상을 한 장소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감동임에 틀림없다.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처럼 반가사유상을 우리 국립중앙박물관의 대표 브랜드로 내세워 어필하겠다는 전략도 적절해 보인다. 그럼에도 나의 개인적인 느낌이랄까, 단상을 말하자면, 뭔가가 허하다. 넓은 공간, 어두운 하늘의 별을 표현하는 듯한 천장, 삼면의 황토색 벽, 마루 바닥, 그리고 그 공간 맨 끝쪽에 나란히 앉은 미륵불 (혹은 보살) 두 분의 배치는 다소 산만해서 엄숙함을 느끼기에 조금 부족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겐 오히려 이전의 전시 공간이 좋았다. 좁은 석굴같은 공간에 단 하나의 반가사유상이 반가의 자세로 앉아 박물관에 온 중생을 내려다보고 있는 그 터질듯한 긴장감과 묘한 위안... 가까이 우러러 마주 볼 수 있는 위치에 마련해 둔 작은 원통형 의자에 하염없이 앉아 있었던 경험은 이제 추억으로만 남을 듯해서 많이 아쉽다. 이번 확장 이전으로 두 걸작을 한 공간에 두어 관람객의 눈호강을 시켜준 것은 감사할 일이지만, 달리 생각하면 너무나 뛰어난 문화재 두 점이 함께 있음으로 해서 서로의 위대함을 가리는 결과를 초래한 것은 아닌지도 한번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다. 다른 포스팅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우리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시 기획력과 안목을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에 변방의 문외한이 그냥 한번 해보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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