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새롭게 단장한 분청사기-백자실
방문할 때마다 조금씩 전시장의 세팅이 바뀐다거나, 전시 유물이 몇 점 교체된 것을 발견하는 건 소소하고 재미난 경험이다. 개중에는 거의 대부분을 수장고에 있다가 잠깐 얼굴을 내미는 국보급 문화재들도 있는데, 그럴 때면 정말 횡재하는 기분도 들고, ㅋㅋ. 그런데 이번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분청사기-백자실을 아주 새롭게 리뉴얼하여 국민들에게 선보였다. 단순히 유물 몇 점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그야말로 '확 바꿔버린 것'이다. 문화재를 어떻게 더 잘 돋보이게 하고, 관람객에게 어떻게 더 깊은 인상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기획하는 것도 하나의 예술 행위라고 나는 생각한다. 같은 작품, 같은 유물이라도 어떻게 전시하느냐에 따라 그 감동과 울림은 차이가 크다. 우리의 백자는 그야말로 수수하고 질박하면서도 우아한 품위가 있으니 음식으로 친다면 일단 재료는 최고급인 거니까, ㅋㅋ. 이제 그 맛과 아름다움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전시 예술이 답할 차례다.
백자 청화 동화 십장생무늬 항아리
세련된 민화를 보는 듯하다.
조선 19세기
차분한 톤의 전시대와
조명까지 신경을 써서
빛이 유물에 반사되는 것이 없다
백자 청화 십장생무늬 접시
조선 19C
박병래 기중
나무, 꽃 열매무늬 (복숭아) 청화백자
복숭아는 19세기 백자에
새롭게 등장한 소재다.
백자 청화 복숭아무늬 병
조선 18-19세기
백자 철화 끈무늬 병
조선 16C
보물 1060호, 서재식 기증
달항아리를 위한 공간
백자 달항아리
조선 17C 후반
보물 제 1437호
달항아리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백자 철화 국화무늬 편병
조선 17C
사기장의 공방
관람객이 잘 사용하지 않던
휴게공간을 이렇게 전시공간으로 바꾸었다.
역시 압권은 달항아리가 전시된 공간이었다. 뒷편으로 영상을 흐르게 하여 달항아리의 배경으로 삼은 것이 인상적이다. 자칫 산만하고 경망스러워 보일 수 있는 미디어 아트를 절제되고 담박하게 처리해서 달항아리가 가지고 있는 푸근함, 우아함, 그리고 최순우 선생님의 말씀처럼 '어진' 맛이 더욱 잘 드러나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위대한 예술품 앞에 서면 마음에 큰 위로를 받는다. 나에겐 금동반가사유상이 그렇고 조선의 달항아리가 또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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