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미술관 : 드가 (Degas), 도미에르 (Daumier) 외

시카고 미술관 : 드가 (Degas), 도미에르 (Daumier) 외

미국의 3대 미술관의 하나인 시카고 미술관을 하루에 둘러보려면 전략이 필요하다. 모든 작품을 다 보겠다는 비현실적인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는 것이 현명하다. 대신 사전에 미술관 홈페이지에 들어가 소장품을 검색해서 나름의 동선을 미리 만들어 놓아야 한다. 시카고 미술관 홈페이지의 Essentials 메뉴를 참조하면 가장 중요한 작품들을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특히 좋아하는 화가의 작품이 미술관 몇 호 전시실에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시카고 미술관은 특히 인상주의 화가의 작품을 비롯해서 근현대 작품들을 많이 소장하고 있다. 오늘은 무용수, 발레리나를 모델로 많은 작품을 남긴 드가, 캐리커처 (풍자만화)의 원조로 평가되는 도미에르, 자연주의 화가 밀레, 그 외 포랭, 외젠 브댕, 그리고 지난번 포스팅에 이어 모네, 마네의 작품도 소개해본다. 

드가 (Degas)

On the stage, 1876-77

조명, 무용수의 움직임이

섬세하게 표현되었다.

 

드가

Pink dancer, 1878

드가는 인상주의 화가로 분류되지만

사실 인상파의 전형은 아니다.

 

포랭, Forain

Tight-rope walker, 1885

드가의 제자다. 

개인적으로 그의 그림을 참 좋아한다.

 

도미에르 (Daumier)

다양한 인물군상들이

우스꽝스럽게 표현되어 있다.

 

도미에르 Daumier

그의 작품들은

당시 사회의 상류층인

성직자, 브루조아에 대한 풍자로 가득하다.

 

도미에르 (Daumier)

The print collector, 1857-63 

 

Vuillard

Madame Vuillard in profile, 1888 

 

마네

Bullfight, 186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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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젠 부댕 Eugene Boudin,

Approaching storm, 1864

 

모네

The beach at Sainte-Adresse, 1867

 

밀레

The sheepshearers, 1857-61

Woman feeding chickens, 1846-48

 

코로, Corot

Wounded Eurydice, 1868-70

 

코로 Corot

Arleus-Palluel, the bridge of Trysts, 1871-72

 

드가가 활동했던 19세기 후반의 프랑스는 인상주의가 크게 꽃피었던 시기였다. 드가도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는 인상주의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야외에서 관찰한 빛의 변화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대신 대상이 되는 인물의 동적인 움직임을 사실적으로 그림에 표현했다는 점에서 사실주의에 가까운 면모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동적인 순간을 잡아내서 작품에 표현하는 능력은 드가를 동시대 다른 화가와 구별짓게 하는 가장 큰 특징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보다 중요한 건, 드가의 작품들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특히 시카고 박물관이 소장한 on the stage라는 작품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한참을 감상해야 했다 (다음에 포스팅할 <카페 싱어>만큼 좋다). 드가 외에 도미에르의 작품을 직접 관람한 것도 소중한 경험이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프랑스 사회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으로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얻은 도미에르는 통상 풍자 만화가로 자리매김되지만 대상 인물의 특징을 잡아내어 우스꽝스럽게 과장하여 표현하는 기법은 당시로서는 독창적이었다. 그가 캐리커쳐라는 장르를 개척한 인물로 평가받는 이유다. 시카고 미술관에서 만난 그의 작품 하나하나가 다 인상적이었지만, 여러 인물상을 캐리커쳐 기법으로 조각한 다양한 두상 작품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사회 변혁을 위한 도구로서의 미술'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그리 찬성하는 편은 아니지만, 날카로운 시선과 관찰력으로 인물을 묘사해서 생명력을 불어넣는 도미에르의 천재성은 인정받아 마땅할 것이다. 지면상 다 감상평을 쓰지는 못했지만, 코로의 풍경화,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에서 처음 그 이름을 알게 되었던 외젠 브랭 ( Eugene Boudin)의 눈부신 바닷가 그림들, 포랭, 밀레, 모네, 마네의 작품들도 하나하나가 시카고 미술관이 자랑할만한 소장품이자 인류의 자산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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