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고갱 (Paul Gauguin)의 작품들 : 시카고 미술관

고갱 (Paul Gauguin)은 특히나 개성이 강한 화가다. 그의 작품들은 미술사학적으로 후기 인상파로 분류되지만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파리의 인상파와 함께 화가로서의 삶을 시작했지만 그는 오히려 색상을 해방시키고 상징주의 예술을 개척하고 야수파와 표현주의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시카고 미술관 (Art Institute of Chicago)에는 고갱의 작품을 따로 모아서 전시한 공간이 있다. 오늘은 그의 작품 다섯 점을 소개한다.

고갱 (Paul Gauguin),

Polynesian Woman with Children, 1901

Woman in Front of a Still Life by Cezanne, 1890

Woman in Front of a Still Life by Cezanne, 세잔의 정물화 앞에 있는 여인

Woman in Front of a Still Life by Cezanne, 1890

그림의 배경은 세잔의

<과일접시가 있는 정물>이다.

No te aha oe riri (Why Are You Angry ?), 1896

엉뚱하고 도발적인 제목으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이다.

고갱의 작품이 있는 전시실

Merahi metua no Tehamana

(Tehamana Has Many Parents or The Ancestors of Tehamana)

Tehamana 라는 이름을 가진 13세 타히티 소녀의 초상화다.

선교사 복장에 사모아 부채를 들고 있다.

고갱 (Paul Gauguin), 1893

Te raau rahi (The Big Tree), 1891

특히 <세잔의 정물화 앞의 여인 Woman in Front of a Still Life by Cezanne>이라는 작품이 흥미로웠다. 실제로 고갱은 세잔의 작품을 몇 점 소장하고 있었고 자기 그림의 배경에 세잔의 정물화를 그려 넣었다. 동시대에 활동했던 고갱과 세잔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 그림에 등장하는 세잔의 작품은 <과일접시가 있는 정물>로 현재 뉴욕의 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폴 고갱의 작품 중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그림은 타히티에서 그린 <우리는 어디서 오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 Where Do We Come From? What Are We? Where Are We Going? > 라는 긴 제목의 작품일 것이다. 그 그림은 시카고 미술관이 아닌 미국 보스턴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어서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는 없었으나, 이번 시카고 방문에서 만난 고갱의 그림들만으로도 그의 진가를 느끼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타히티 섬에서의 생활은 그의 화가로서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문명을 벗어난 자연의 순수함과 원시성이 작품 속 인물과 풍경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고갱은 이후 상징주의 미술, 야수파등에 두루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그의 작품을 보면서 앙리 마티스나 피카소의 작품들과 어딘지 연결되어 있음을 느꼈던 것도 바로 그런 점들 때문이었음을 이제 이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