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문화유산> 운현궁 : 대원군의 집 구경하기
한가한 낮 시간을 도심에서 보낼 수 있는 정말 드문 기회가 생겼습니다. 뭘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여유와 호사를 느끼고 싶어 운현궁을 거닐어 보기로 했습니다. 운현궁은 고종의 아버지, 흥선 대원군 이하응의 사저입니다. 고종이 태어나 12세까지 자랐고 왕위에 올라 궁으로 들어간 후, 명성왕후와 가례를 올린 장소이기도 합니다. 조선 후기 양반층중에서도 세도가의 생활과 주거문화를 가늠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자 사적으로서의 가치를 가지는 곳이죠. 쉽게 이야기하면 한옥의 건축미, 한국식 정원의 아름다움을 확인할 수 있는 곳입니다.
운현궁 입구
주소는 서울시 종로구 삼일대로 464 네요.
무료입장입니다.
운현궁 들어와서 바로 뒤돌아 찍은 모습입니다.
왼쪽 건물은 수직사인데 운현궁의 경비와 관리를 맡은 사람들이 기거하던 곳입니다.
주위의 두사진은 운현궁과 외부를 나누는 외벽 건물을 찍은 것이고
아래 두 사진은 이로당등 본 건물의 외벽입니다.
사진 맨 왼쪽이 운현궁으로 들어오는 입구입니다.
본 건물을 등지고 찍은 것으로 마당이 상당히 넓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마당을 가로질러 본 건물로 들어가 봅니다.
사진에 보이는 솟을대문을 지나면
안채로 쓰인 노락당, 이로당과
사랑채로 사용되던 노안당으로 갈 수 있습니다.
솟을대문을 통과하자마자 왼편을 보면...
이로당, 노락당으로 이어지는 뜰이 보입니다.
사진상으로는 별로지만,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로당
두 늙은이의 집이라는 뜻이라네요.
흥선 대원군과 부대부인 민씨를 뜻하지만, 결국 이로당은 안채로서 여성의 공간입니다.
저는 잘 모르지만, 기단(계단)이 3단으로 되어있는 것은 일반 사가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합니다.
건물의 왼쪽에는 운하연지(雲下硯池)라고 새겨진 수조가 있는데
대원군이 글쓰고 난을 칠때 여기의 물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한자를 풀어보면 '구름아래 벼루 못'이 되네요.
이로당 동행각에는 앙징맞은 퇴칸이 있습니다.
이 퇴간은 노락당의 복도각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로당의 마당과 동행각
노락당에서 바라본 이로당의 모습
노락당 입구
노락당 뒷뜰과 담장
노락당은 고종황제와 명성황후의 가례가 치루어진 곳입니다.
처마가 겹으로 된 겹처마여서 한옥의 건축학적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합니다.
대원군의 사랑채였던 노안당
김동인의 소설 '운현궁의 봄'에 묘사된
대원군이 불쑥 나타날 것만 같습니다.
노안당의 현판은 추사 김정희의 글씨를 집자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노안각 앞뜰에서 본 풍경
문 밖으로 수직사가 보입니다.
행랑채에는 단촐한 가재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아주 아름답습니다.
본 건물을 나오면 넓은 마당 끝쪽에 유물전시관이 있습니다.
운형궁의 미니어쳐, 연적, 고종황제 가례식 당시의 의복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운현궁 안내 브로셔
운현궁... 우리말로 풀어보면 구름재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건축물입니다. 이름뿐 아니라 건축에 전혀 문외한이 저도 아기자기하면서도 세련된 건축물들의 공간배치, 위엄과 소소한 재미가 함께 공존하는 건축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이런 곳이 있으니 잠깐 시간내서 한나절 다녀오시면 썩 좋을 듯 합니다. 이 날 무슨 행사를 준비하는지, 끊어질 듯 은은하게 이어지던 우리의 가락이 정말 좋았습니다. 처연하면서도 듣고있으면 뭔가 위로받고 있다는 느낌의 노래소리... 우리의 소리가 좋다는 것을 처음 느끼게 된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운현궁은 사적 제257호입니다. 운현궁 홈페이지 http://www.unhyeongung.or.kr 에 가시면 더 많은 정보와 함게 다양한 행사에 대한 안내도 받을 수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