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립미술관> 남서울 생활미술관
서울에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서울 시립미술관이 있다. 하지만 서소문 본관이외에도 서울 시립 북서울 미술관, 남서울 미술관이 있다는 사실은 모르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오늘 포스팅하는 서울 시립 남서울 미술관 건물은 원래 대한제국 시대에 건립된 구 벨기에 영사관이었다. 처음 충무로에 세워졌었는데, 팔십년대 초 현재의 관악구 남현동으로 이축된 이후 이천년대 초에 서울시립 미술관의 남서울 분관으로 재탄생하였다. 관련 내용을 검색해보면 고전주의 혹은 신고전 주의의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작지만 아름다운 건물로 사적 제 254호이다.
건물 자체는 100년이 훌쩍 넘었다.
현재의 주소지는
서울 특별시 관악구 남현동 1095-13
제목을 보니 '메신저'
조성묵, 1999년
청동으로 제작된 조각이다.
이곳이 옛 벨기에 영사관이었음을 소개하는
영상과 사진 자료들
벨기에 영사관의 탄생이
대한제국의 중립화 시도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
이축하게된 배경등이 설명되어 있다.
당시의 사진과 그것을 모티브로 하는 현재의 설치미술(일부)
애초에 미술관으로 만든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놓고 보니 미술관으로도 썩 잘 어울린다.
벽에 이렇게 흠집을 내거나 일부 파괴하고
그 사이에 도자기를 끼워둔
(내 눈에는 묻힌 것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끼워 넣은 것으로 보였다) 것을 보면서
예술 작품, 혹은 예술 행위에 애초부터 절대적인 의미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한다.
작은 계단을 따라 이층으로 올라가 보았다.
건축 양식을 잘 몰라도
참 이쁘다.
이층의 전시실
무심히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바지도
여기서는 예술적 행위의 결과, 혹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형태다.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로 시작하는
미당 서정주의 시,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가
창틀에 늘어뜨려 놓은 하얀 커튼과 함께 바람에 나부낀다.
제목은 소통
철제 기둥에 투명한 강화유리로 구성된 야외조각이다
조성묵 2006년
벨기에 영사관이 이렇게 소중한 시립 미술관으로 재탄생해서 좋았다. 하지만 한편으로 역사적인 건물이 제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엉뚱한 곳으로 이축되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기도 했다.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건물은 건축양식보다도 역사의 현장인 건립 장소가 더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팔십년대에 도심 재개발이라는 미명하에 한강 이남으로 쫓기듯 옮겨진 구 벨기에 영사관 건물은 무슨 폭력사건의 피해당사자 같았고, 나는 그 현장을 목격한 것 같은 당혹감을 느껴야 했다. 이 아름다운 건물을 제대로 대접하는 길은 이제 미술관으로 태어난 이곳을 서울시민들이 자주 찾고 아끼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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