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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충청도

<충남예산 여행> 추사 고택 : 아름다운 한옥

by *Blue Note*

<충남 예산 한옥> 추사 고택 

 

추사 김정희를 모르는 국민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를 추사체를 완성한 서예가로서만 알고 있다면 온전히 김정희를 이해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추사 김정희 혹은 완당 김정희는 서예뿐 아니라, 세한도와 사군자 (특히 난초)를 그린 문인화가이자 당대의 탁월한 금석학자였다.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북한산비가 신라 진흥왕이 세운 진흥왕 순수비라는 것을 확인한 사람이 김정희다. 그는 실학을 중시한 학자였고, 서예가, 예술인이었다. 그가 태어나 활동했던 18세기말, 19세기 초는 세도정치가 판을 치던 어지러운 시대였다. 추사는 이 혼란의 시기에 마지막으로 빛났던 조선시대 위대한 지성의 상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추사 고택은 추사가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다.

 

추사고택 전경

 

 

 

단아하지만 기품이 있는 한옥이다

 

사랑채에서 대문을 바라본 모습

 

사랑채

기역자 형태의 남향 건물이다.

고택 사랑채에 남아있던 추사의 장서가 수만권에 달했는데

1910년경 화재로 소실되었다 한다.

 

사랑채 벽에 걸려있는 세한도

물론 복제품이다

국보 제 180호인 진품은 국립 중앙 박물관에 있다.

 

사랑채 뒷쪽 후원

툇마루가 정겹다.

 

사랑채에서 이어지는 안채의 모습

기둥마다 추사의 글을 집자해서 만든듯한

파란색 한자로된 주련판이 가득하다

물론 좋은 말씀들이겠지만....

좀 많아서 질린다.

 

 

여성들의 공간인 안채

미음자 모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섯칸 대청이 당당하다.

문짝들은 모두 들어열개의 형태이다

한옥의 개방성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대표적인 특징이 들어열개라는 생각...

 

 

 

 

안채에서 쪽문으로 나오면 야트막한 담장을 감상할 수 있다.

한옥에 대한 지식이 일천하여 뭐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다.

 

 

 

 

 

영당

추사 김정희를 모신 사당 (Shrine) 이다.

영당으로 이르는 돌층계가 특히 아름답다.

 

사진 우측이 영당, 정면이 출입문이다.

 

추사의 초상화 (제자인 이한철이 그렸다고 한다)가 모셔져 있고

추사의 벗 권돈인이 썼다는 현판, '추사영실'이 보인다.

현판의 글씨체가 추사체라고...

안내판을 보니 영정과 현판의 원본은

각각 국립중앙 박물관과 간송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고 한다.

 

 

영당을 출입할 수 있는 또다른 문

영당을 등지고 선 방향으로 나 있는 작은 문이다.

 

영당을 나와서 바라본 영당의 모습

 

 

사랑채 후원의 모습

좌측에 사랑채, 멀리 정면으로 영당이 보인다.

 

추사 고택 담장밖에 있는 우물

어머니 유씨가 김정희를 임신할 무렵

우물물이 마르고 나무가 시들해졌다가

추사가 24개월만에 태어나자 우물이 샘솟고

나물들이 생기를 되찾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생가 바로 옆에 위치한

추사 김정희 묘

 

추사고택은 충청남도 유형 문화재 제 43호로 지정되어 있다. 굳이 문화재 지정 운운하지 않더라도 조선시대 후기, 상류층 양반가 한옥의 단정하고 품위있는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추사 선생의 직계자손이 끊겨 다른 사람에게 집이 넘어가서 많이 훼손되고 변형되었던 것을 1977년 복원하였다고 하니 완전한 본래 모습을 보기는 어렵다 해도 내심 다행이다 싶은 심정이다.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건물의 거의 모든 기둥마다 주련 (기둥에 글씨등을 써놓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이게 오히려 추사 생가의 분위기를 어색하게 한다는 느낌이었다. 원래부터 있었던 것도 아니고, 아마도 김정희가 추사체로 유명하니까 그걸 강조하기 위해 기둥마다 글씨를 써넣은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과유불급이다. 누구나 다 아는 걸 굳이 강조해서 격을 떨어뜨릴 필요가 있을까... 더구나 기둥마다 가득한 파란색 한자는 색깔 자체로도 별로거니와 고고한 한옥의 아우라와도 조화를 이루지 못한채 따로 놀고 있는 딱한 처지라 보는 이가 민망했다. 그렇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만큼이라도 한 시대의 위대한 인물을 기리고 기념하는 생가가 복원, 보전되어 있음은 감사할 일이다. 넋두리를 한마디 더 하자면, 평일이기는 했으나 찾는 이가 거의 없이 너무나 한산해서 마음이 안 좋았다. 좋은 문화 유산이 있으면 뭐하나, 국민들이 자주 찾고 아껴야 마땅한 것을... 내비게이션에 '추사고택' 혹은 '충청남도 예산군 신암면 용궁리 798'을 입력하면 어렵지 않게 가볼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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