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그린델발트 여행> 나만의 피르스트 트래킹
스위스 도착 첫날은 호텔 체크인 후, 인터라켄과 그린델발트 주변을 둘러보고 Gsteigwiler 라는 작은 마을 구경으로 하루를 보냈다. 저녁 식사를 어디서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아마도 맛이 별로 없었거나 아니면 그냥 호텔에서 치즈, 빵, 와인정도로 먹은 것 같기도 하다, ㅋㅋ. 첫날 그린델발트 기차역에서 융프라우 VIP 패스를 샀다. 출국전 동신항운에서 제공하는 할인쿠폰을 제출하면 금액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자세하게 포스팅하였으니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어쨌든 티켓 판매하시는 여자분이 VIP 패스를 건네주면서 내일과 모레도 날씨가 많이 안좋을텐데, 융프라우 보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고 알려주었다. 그래도 나로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아무튼 고맙다고 말해주었다. 과하지 않은 친절함과 배려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융프라우 VIP 패스를 비롯해서 스위스의 물가는 정말 비싸다, ㅠㅠ. 이 비싼 티켓을 처음 써먹은 것이 스위스 도착 두번째 날에 찾아나선 피르스트 (First) 였다. 잔뜩 찌푸린 날씨에 피르스트행 곤돌라 승강장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피르스트 가는 케이블카 승강장
정상까지는 25-30분정도가 소요된다.
곤돌라를 타고 산을 오르기 시작..
아직은 그래도 집들과 풀밭들이 선명히 보인다.
점점 작아지는 그린델발트 마을
급기야 발아래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피르스트 정상
짧은 가시거리에
그나마 발아래의 풍경은
짙은 안개로 인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곤돌라를 타고 피르스트를 내려오다가
중간 승강장 중 하나인
Bort 라는 곳에서 일단 내렸다.
케이블카가 오르내리는 모습을
한켠으로 보면서
길을 따라 내려왔다.
안개는 끼었다가 개었다가..
갈림길마다
이렇게 안내표시가 되어있다.
다 쓰러져가는
낡은 나무집도
자연의 일부가 된 듯 하다.
평화로움이 무언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마을로 내려오면서
순서대로 찍은 사진들...
짧은 거리임에도
풍경이 다채롭다.
피르스트 정상에서 웅장한 알프스의 경관을 조망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아쉬웠다. 혹 날이 좋아지려나 하는 마음에 좀 기다려 봤지만 결국 안개는 걷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그런대로 좋았다. 모든 여행이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야할 필요도 사실 없다. 피르스트 정상에서 발아래 멋진 풍경을 보는 것만이 이 여행의 목적은 아니니까 말이다. 나한테 피르스트는 안개 자욱하고 평안하면서도 엄숙한 이미지로 남을 것이다. 굳이 탁틔인 풍경이 아니어도, 아니 남들은 잘 경험하지 못했던 나만의 특별한 경험이어서 오히려 더 좋다. 이번 여정에서 좋았던 또 하나는 중간 승강장에서 내려서 나만의 트래킹을 즐긴 경험이다 (원래 피르스트 트래킹은 피르스트 정상에서 바흐알프 호수까지의 왕복 루트가 가장 보편적인 코스인데 이날은 날씨 때문에 이 트래킹 루트가 폐쇄되었다.) 피르스트는 펀 패키지라고 해서 플라이어, 마운틴 바이크같은 여러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데, 그런것도 좋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조용하게 트래킹을 해보는 것도 강력하게 추천한다. 지천으로 피어있는 들꽃들이 능선의 풀밭에 가득한데, 멀리 웅장한 산들이 둘어선 배경으로 옹기종기 모여있는 나무집(샬레)들을 지나쳐 내려오는 산책길은 꽤나 특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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