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여행> 장릉 : 세계문화유산
단종은 영월로 유배를 갔다. 세조에 의해 노산군으로 강등된 후, 영월의 청령포에 갇혔다. 사약을 받고 죽은 뒤 무덤도 없이 매장되었다가 숙종때 복권되어 군왕의 예로서 모셔진 곳이 영월 장릉이다. 사실 조선시대 임금의 묘는 거의 대부분 한양 도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모셔졌다. 여주에 있는 세종대왕의 영릉만해도 예외적으로 꽤 먼 위치의 왕릉에 속한다. 그런 면에서 장릉은 특별하다. 한양과 영월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아마도 사후 오랜 세월이 흐른후 노산군에서 단종으로 복권되었기에 능도 이 곳 영월에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었으리라 충분히 짐작이 된다. 유배지였던 청령포를 둘러보고 무덤이 있는 장릉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복잡한 마음과 함께 가볍지만은 않았다.
장릉 입구
장릉 초입에 있는 단종 역사관
왼쪽길을 따라가면
정자각으로 이어지는
홍살문이 나온다
능참봉이 관리하던 재실
이날은 조선왕릉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재실을 지나 길을 따라 걷는다.
멀리 홍살문과
정자각 일부가 보인다.
홍살문을 들어서기 직전에
배식단이 있다.
단종을 위해 목숨을 바친
신하들의 영령을 추모하는 제단이다.
홍살문을 통과한후
뒤돌아 촬영한 모습이다.
비각, 수복방등의 부속건물도 보인다.
영천
정자각으로 진입하기전
수라간 옆에 있는 우물이다.
정자각
언덕 위쪽으로
조그맣게 보이는 것은
곡장과 석물들...
능침으로 오르는 언덕길
양옆으로 아름다운 소나무들이 늘어서 있다.
장릉
단종의 무덤이다.
병풍석, 난간석이 없는 소박한 능침
특이하게 무인석도 없고
문인석만 있다.
능침에서 내려다본 모습
무척이나 아름답다.
장릉은 여러가지 면에서 기존의 조선 왕릉과는 다르다. 우선 홍살문을 기점으로 시작되는 향도가 정자각까지 일렬로 이어지지 않고 중간에 오른쪽으로 급하게 꺽여져 있다. 정자각에서 올려다 보아도 능침은 보이지 않는다. 너무 가파른 강원도의 산세때문이기도 하고, 급하게 조성되어 그럴 수도 있겠다. 더욱 특이한 것은 정자각과 능침의 정면이 일직선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능침이 잘 보이지도 않지만, 어쨌든 정자각에서 올려다보는 방향은 능침의 정면이 아닌 측면이 된다. 능침자체는 소박하다. 하지만 나에게는 장릉이 다른 왕릉보다 훨씬 아름다워보인다. 주변의 산세와도 잘 어울리고 단정하고 검박한 맛이 있다. 석물의 숫자가 적은 것이 오히려 장릉의 품위를 돋보이게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나무 계단을 따라 오르는 언덕길도 아름답다. 그 길이 끝나는 곳에 소년왕이 잠들어 있다. 능침앞에서 잠시 상념에 잠긴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왕릉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많은 조선왕릉들이 '보호'라는 명목하에 아예 사람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울타리에 갇혀있다. 일부 왕릉들은 석물들이 무슨 미니어쳐 피규어처럼 보이는 먼 위치에서만 겨우 볼 수 있다. 능침이라도 보이면 그나마 다행이다, ㅋㅋ. 이렇게 막아놓고 무슨 문화재 사랑을 얘기할 수 있단 말인가. 문화재청의 이런 반문화적인 행정과 경박함에 한숨이 나온다. 얘기가 옆으로 샜지만, 가까이서 장릉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하고 좋았다는 얘기를 하려다가 그리 된 것이다. 영월에 가게 된다면 청령포와 장릉을 꼭 보고 오기를 권한다. 가능하면 답사 순서도 청령포, 그리고 장릉의 순서면 더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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