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볼만한 곳 : 자경전의 꽃담과 십장생 굴뚝
왕비의 거처인 교태전과 그 후원에 해당하는 아미산을 둘러보고 나오면 만나게 되는 전각이 자경전이다. 자경전은 대비의 침전이다. 고종(제 26대)의 즉위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신정왕후 조대비(헌종의 어머니)를 위해 흥선 대원군이 1888년 재건했다. 궁안에서 가장 화려하고 섬세하게 만들었다. 자경전을 중심으로 겨울용 침전인 복안당, 여름용 거실이 청연루등 여러 부속시설이 있는 이곳은 경복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자경전은 전각 뒷편의 십장생 굴뚝 (보물 제 810호)와 서쪽의 꽃담으로도 유명하다. 십장생 굴뚝은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동식물들을 조각하여 예술품으로 승화시켰다. 굴뚝 정면 중앙에 해, 산, 물, 돌, 구름, 학, 소나무, 사슴, 거북, 불로초의 십장생 무늬를 넣었고, 그 위와 아래에 학과 나티 및 불가사리를 배치하여 불로장생등 길상의 의미와 악귀를 막는 벽사의 역할도 갖추도록 하였다. 굴뚝으로서의 실용적인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조형미가 빼어나 조선시대 궁궐 굴뚝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십장생 무늬는 가장 한국적인 무늬로 중국이나 일본에는 없다. 그런데 이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여담이지만, 임금을 상징하는 일월오봉도 역시 조선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의 것이다. 각설하고, 자경전의 서편 담장에도 여러 꽃나무들과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문자들을 새겨 넣어 나이든 대비전 주인의 장수를 기원했다. 이제 십장생 굴뚝과 꽃담을 한번 감상해보자.
자경전
만세문
자경전의 정문이다.
자경루
두번째 사진의 누각은
두칸짜리 다락집인 청연루다
일종의 여름 별채인 셈이다
자경전 십장생 굴뚝
여러 온돌방의 굴뚝들을 하나로 합친 집합굴뚝으로 뒷담과 결합되어 있다.
너비 381㎝, 높이 236㎝, 두께 65㎝
세련된 조형미로 조선시대 궁궐 굴뚝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된다.
보물 제 810호
자경전 밖 은행나무에
가을이 절정이다.
자경전 서쪽 꽃담
사고석으로 세단의 밑단을 쌓고
그 위로 붉은 벽돌로 몸체를 얹었다.
꽃담의 무늬들
교태전과 이웃해 있는 자경전 일대는 경복궁에서도 가장 여성스럽고 화려하게 단장된 곳이다. 특히 십장생 굴뚝과 서쪽의 꽃담이 아름답다. 자경전 꽃담은 사고석 위의 붉은 벽돌을 쌓고 기와를 얹은 것이 기본 구조이다. 벽체를 이루는 붉은 벽돌 일부를 흰색의 삼화토로 발라 기하학적 도안을 만들고 일부는 꽃과 나비등이 표현될 흰색 바탕으로 삼았다. 나비와 꽃, 매화 나무 위로 떠 있는 달등을 한 화면씩 표현하였다. 직접 찾아가 실견하지는 못하고 사진 자료로만 봤지만 일본 신사의 담장들은 우리와 달리 반듯반듯하고 장중한 느낌을 준다. 그에 비해 우리는 다소간 들쭉날쭉하고 어딘가 틈이 있어 보이는 담장을 가지고 있다. 두 민족간의 차이는 이러한 곳에서도 나타나는 것 같다. 정원, 건물등도 마찬가지다. 문화란 비교할 수는 있으나 우열의 문제는 아니다. 그래도 어딘가 틈이 있고 여운이 있는 한옥과 우리의 담장을 보며 더 마음이 따뜻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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