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LP바> Off the Record
한강진역에서 이태원역, 녹사평역으로 이어지는 일대를 이태원이라고 한다면, 확실히 예전에 비해 이태원은 확장중인 것이 맞다. 한때는 이태원역앞의 해밀턴 호텔 기준으로 수백미터 정도의 거리에만 상점과 음식점들이 몰려있었기 때문이다. 이태원이 한국 관광의 필수코스가 되고, 때마침 한류 열풍이 일어나고 하면서 대로변뿐 아니라 언덕 주거지까지 가게들이 들어서기 시작하고 경리단길이 이태원에 편입 (행정상으로가 아니라, 정서적으로) 되면서 이태원이라는 브랜드는 질적, 양적으로 팽창하게 된다. 이 곳에서는 다양한 국적의 음식을 접할 수 있는데, 상대적으로 음악 들으면서 한잔 할 수 있는 소위 뮤직바는 매우 드물다. 라이브 재즈를 연주하는 재즈바 정도가 몇개 있을 뿐이다. 전혀 다른 DNA를 가진 라운지 클럽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Off the Record는 그냥 걸어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인데, LP 판 틀어주는 작은 바라고 보면 되겠다. 간판에도 아예 Vinyl Music Bar라고 명기해 놓았다.
오프 더 레코드
건물 2층에 있다.
넓지 않은 공간
한적해서 조용히 술 마시기 좋다.
모히또
생각해보니 이태원에 있는 라이브 재즈 바는 몇 곳 가봤지만 이 동네에서 LP 판을 틀어주는 곳은 처음인 것 같다. 이 곳을 방문했을 때의 인상은, 조용히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 듣기에는 괜찮겠다는 것이었다. 요란스럽지 않고 소박한 분위기가 편암함을 주었고, 칵테일과 맥주외에 안주라고는 칩, 크래커 정도로 단촐한 것도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이 곳은 가끔 와서 몇곡 신청하고 맥주한잔 하고 오면 딱이라는 생각을 했다. 얼마전 금요일 밤에 다시 방문했다가 문 앞에서 입장을 거절당하기 전까진 말이다. 처음 방문때와 달리 이번에는 테이블 좌석이 거의 다 차 있는 상황이었는데, 빈 자리에 앉으려고 다가서는 순간 잘생긴 남자 직원이 나를 제지했다. 혼자 왔으면 입장 불가란다, ㅋㅋ. 이런 황당한 상황은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 어안이 벙벙했다. 잘못 들었나 싶었는데, 아니었다. 혼자 와서 퇴짜 맞은 것이다. Off the Record 라는 곳에 대한 지금까지의 이미지가 완전 뒤집혔다. 술이나 안주로 크게 매상 올릴 욕심 없이 그저 음악 좋아하는 손님들 위해서 공간을 마련해준 꽤 괜찮은 곳이라는 생각은, 금요일 대목을 놓치지 않기 위해 혼자 오는 손님은 아예 받지도 않는 그악스러운 상술의 이미지로 순간 이동했다. 기업의 목적이 이익이듯, 가게의 목적은 매상이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상도라는 것이 있다. 다른 곳도 아니고, 혼자 다니는 외국인 천지인 이태원에서 일인 손님 퇴짜놓기라니 어이가 없다. 그런 못된 버릇은 고치기 바란다. 싫으면 말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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