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가볼만한 곳> 경북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봉황산 자락에 터를 잡은 부석사... 일주문에서 시작해서 천왕문, 범종루, 안양루를 통과하면 마지막으로 만나게 되는 곳이 무량수전이다. 국보 제 18호이자 최 순우 선생님의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서서> 라는 책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부석사의 상징이다. 가장 아름다운 한국의 고건축물로 인정받고 있는 고려시대 건축물이다. 무량수전이 건축학적으로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수많은 건축가들에 의해 연구되었다. 미술사학자와 불교 연구가들은 부석사의 가람배치와 무량수전의 아름다움속에 화엄사상의 이상이 깃들어 있음을 증언하였다. 건축가도, 미술사가도 아닌 나는 그저 이 아름다움 건물을 마음으로 느끼고 손으로 만져보아 받아들이는 일로 족하고 기쁠 뿐이다. 어쩌면 그것이 부석사와 무량수전을 가장 쉽게, 본질적으로 이해하는 방법일 수도 있겠다고 내 맘대로 생각도 해보면서 말이다.
안양루 계단에서 올려다본
석등과 무량수전
그 유명한 배흘림 기둥
무량수전 소조아미타불 좌상
특이하게 법당 중앙의 정면이 아닌
서쪽에 마련된 불단위에 모셔져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진흙으로 만들어 금칠을 했다.
우리나라 소조불상 가운데 가장 크고 오래되었다.
고려시대의 불상으로는
상당히 정교한 수법을 보이는 걸작이다.
모셔진 부처님은 서방정토 극락세계에 머무는
아미타불이다.
광배는 나무로 만들었는데
가장자리에 불꽃이 타오르는 형상이다.
무량수전에서 바라본 선묘각
선묘 아씨를 모신 사당으로
무량수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수줍은 듯 자리를 잡았다.
선묘각 근처에 있는 삼층석탑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 석탑으로
보물 제249호다.
의상대사가 창건한 부석사, 그 중에서도 본전에 해당하는 무량수전은 과연 감동적이었다. 배흘림 기둥, 추녀로 이어지는 처마의 곡선이 그리는 아름다움이야 이미 정평이 나 있지만, 무량수전 내부에 들어가서 보는 눈맛도 일품이다. 요즘에는 절집에 가면 가능하면 건물 내부로 들어가 앉아본다. 서까래와 대들보, 내부 장식을 구경하는 재미도 크지만 넓은 마루에 앉아 부처님을 마주하고 있으면 마음이 편한해짐을 몸소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불교 신자가 아니지만 말이다. 무량수전은 부석사와 거의 동의어로 사용될만큼 이 절을 대표하는 상징이다. 그런데 이번에 와서 느낀 것은, 무량수전의 위대함은 건축 자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주문에서부터 하나씩 등장하는 일련의 건물들과 돌계단, 주변의 나무들, 그리고 멀리 내달리는 소백산맥의 산줄기들이 함께 어우러져 비로서 완성되는 거대한 풍경의 정점에 있는 건물이라는데 바로 그 본질적 의미가 있는 것 같다.
P.S. 소조 아미타불 좌상이 있는 무량수전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그걸 알면서도 무량수전 내부와 거기에 모신 부처님을 허락없이 촬영하고 말았다. 이 자리를 빌어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 눈앞에 보이는 아름다운 광경에 빠져 어리석은 짓을 한 중생의 행동을 부석사 관계자분들과 부처님께서 너그러이 용서해주시기를 염치없이 바래본다. 하지만 이 어리석은 중생은 다음에 가서도 똑같은 업을 쌓을 것이 뻔하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