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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일본

<교토 여행> 평등원 주변 소바집 : 쯔우엔 (Tsuen)

by *Blue Note*

<일본 교토 여행> 쯔우엔 : 녹차 소바

 

여행에서 음식은 중요하다...? 앞뒤 다 자르고 이렇게 한 문장으로 얘기한다면, 이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느낌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것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과 동일한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음식을 매개로 여행지의 문화를 이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음식을 테마로 여행을 하는 이에게는 음식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기도 하다. 나로서는 음식을 '그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는 열쇠'로 이해하고 싶다. 낯선 여행지에서 만나는 음식은 나와는 다른 문화와 삶의 방식을 슬쩍 들여다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수단이다. 박물관을 관람하고, 그 지역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직접적인 방법도 있겠지만, 가령 아, 이 나라 사람들은 각자의 식기에 음식을 아주 조금씩만 담아서 먹는데, 간은 좀 짜게 하는구나, 하는 식의 경험도 단순한 식문화 차원을 넘어 보편적 문화 체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독특한 음식문화만큼이나 차(茶) 문화가 고도로 발달한 나라다. 교토에서 그리 멀지 않은 우지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차 생산지다. 우리나라로 치면 전라도 보성같은 곳이다. 우지 강변을 따라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은 꽤나 감동적이어서 그냥 걷기만 해도 좋다. 이 곳은 차 말고도 우지가미 신사, 뵤도인(평등원)등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하는 문화유산이 많은 유서 깊은 지역이기도 하다. 이 곳에 교토에서 가장 오래된 찻집이 있는데 바로 800년이 넘은 쯔우엔(Tsuen)이다. 뵤도인 관람을 마치고 이 집에서 우지 녹차로 만든 말차와 소바를 먹었다. 

쯔우엔 (Tsuen) / 헤이안 시대 말인 1160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우지교 아래로 우지강이 흐르는데 왠지 처연하다. 

 

호지차를 먼저 내준다. 구수한 맛...

 

삼채 말차소바 / 김, 계산, 산나물이 들어있다.

 

청어(니싱) 말차 소바 / 청어구이를 소바에 올리는 건 교토식이라고 한다.

 

우지차 / 녹색의 말차 형태이다. 색감도 예쁘지만 맛과 향 또한 일품이다. 가운데 당고는 팥으로 만들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제일 비싼....' 같은 수식어를 붙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처마의 선이 아름다운', 혹은 '단청을 쓰지 않고 그냥 나무의 결을 살린' 같은 표현이 훨씬 좋다. 쯔우엔을 설명할 때, 교토뿐 아니라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찻집이라는 설명은 그래서 나에게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그래도 우지 강가에 꿋꿋하게 서있는 850년 된 찻집을 보는 일이 그리 흔히 있는 일이 아님은 자명하다. 게다기 그 찻집에서 진한 녹차뿐 아니라 소바까지 챙겨 먹은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녹차는 향기로웠고, 소바는 국물의 감칠맛이 깊은 여운을 주었다. 나에게 우지는 가미 신사, 뵤도인, 그리고 쯔우엔에서의 점심식사와 차라는 선명한 이미지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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