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 덕수궁관 전시> DNA :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
국립현대 미술관 덕수관에서 기획전시한 <DNA :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전은 올해 기억될만한 전시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해마다 많은 전시들이 대중 앞에 선보이고, 나름의 의미와 감동을 선사하지만, 이번 전시는 그중에서도 수준 높은 기획력과 전시 규모, 한국 미술을 넓은 시각에서 정리해 본다는 기획 의도가 돋보인 훌륭한 전시였다. 관람하면서 정신없이 촬영한 사진 자료들이 많아서 몇 번에 나누어 포스팅하고자 한다.
서도호
카르마 karma (業) 2009
이종상
연기, 1972년
박노수
수렵도, 1961년
이건중
강릉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
년도미상, 개인소장
최영림
불심, 1970
김환기
부처, 1950년대
장우성
자비안, 연도미상
월전미술문화재단 소장
정규
불두, 1958년
종이에 목판
이중섭
탄생불, 1950년대
개인소장
금동 탄생불, 삼국 6세기
위의 이중섭 은지화와 연관하여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호림박물관 소장
김환기
19-VI-71 #206, 1971년
개인소장
분청사기 인화문 자라병
조선 15C 전기
가나문화재단 소장
분청사기 인화문 병
조선 15C 전기
가나문화재단
도태과형 주전자
20C 전반, 청자에 나전
도자기에 나전을 입힌
이런 기법은 처음 봤다.
개인소장
이중섭
은지화, 1950년대
청자 상감 포도 동자무늬 주자
고려, 국립중앙 박물관 소장
이중섭
봄의 아동, 1952-3년
개인소장
이중섭
물고기와 나뭇잎, 1954년
개인소장
유영국
작품, 1973
유영국 미술문화재단 소장
방혜자
생명의 빛, 2001년
부직포에 유채
이중섭
부부, 1953년
종이에 유채
박수근
새, 1960년
권진규
해신, 1963년
개인소장
어마무시한 명품 대작들이 즐비하여 눈호강 차원을 넘어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비슷한 소재나 주제에 대해서는 장르나 시대를 뛰어넘어 하나로 묶어내어 전시한 기획력도 돋보인다. 다만 일종의 매너리즘도 곳곳에서 느껴져서 그런 점은 좀 아쉬웠다. 가령 김환기의 점화를 예로 들어보자. 뉴욕시대를 대표하는 그의 점화는 전시회에서 종종 인화문 분청사기와 나란히 걸리는 경우가 있다. 확실히 점화의 사각무늬는 분청의 인화문과 아주 유사하다. 하지만 이런 외형적 유사성만으로 둘을 엮는 것은 몰이해에 바탕한 너무나 표면적인 해석이 아닐까. 김환기에게 점들은 별이고, 공명을 가진 음악이면서 그가 그리워한 고국의 사람들임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그렇게 쉽게 타협할 일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태토에 도장을 찍어 표현한 인화 무늬와는 형태적 유사성을 제외하고는 엮을 일이 아예 없는 것이다. 물론 분청의 인화문이 가지는 추상성, 현대성을 강조하는 측면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각설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DNA :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전은 풍성하고 꽉 찬듯한 느낌을 유감없이 발휘한 전시회였다. 과연 국립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박물관, 미술관은 다르다는 말,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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