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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문화재

<여주 가볼만한 곳> 여주 박물관 : 아름답고 작은 박물관

by *Blue Note*

<박물관 나들이> 여주 박물관 : 막새 / 대모 나전함

 

여주 박물관은 소규모의 박물관이다. 그렇다고 사설 박물관은 아니고, 1997년 처음 여주군 향토 사료관으로 개관했다가 2010년 지금의 여주 박물관으로 명칭을 변경했다고 한다.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고, 또 지척에 신륵사가 있어서 접근성은 좋은 편이다. 여주 박물관만의 매력도 충분하다. 탁 트인 남한강변에 세워진 건물은 꽤나 현대적이고 멋지다. 1층에 있는 카페에 앉으면 창밖으로 물의 정원이 보이는데, 정말 멋진 풍경이다. 원주에 있는 뮤지엄 산의 <물의 정원>과 유사하다. 규모는 작으나 나는 여주 박물관의 그것이 뮤지엄 산의 유명한 워터가든에 비해 못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소규모 박물관이어서 소장품의 숫자도 적고 변변한 국가지정 문화재도 없으나, 박물관이 반드시 예술적으로 뛰어나고 대중들에게 알려진 보물들만 수집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선조들의 생활상을 알 수 있고, 고단했던 시대의 단면을 증언해 주는 유물들도 소중하고 어쩌면 더 의미 있는 유산일 수 있다고 믿는다. 다른 일정때문에 휘리릭 둘러볼 수밖에 없었지만, 눈길을 끌었던 유물 몇 점을 소개하고자 한다. 

여주 박물관

 

수막새, 암막새, 귀면와

여주 고달사지에서 출토되었다.

고려시대 막새는 오랜만에 보는 듯 하다.

 

 

청자 연꽃모양 잔

고려 시대

여주 매룡동 고분군 출토

산화염 번조로 색깔이 갈색을 띤다.

 

은병 & 은잔

고종이 1866년

김좌근에게 하사한 것으로

당시 안동 김씨의 위세를 짐작케 한다.

 

대모나전함

조선

 

가장 인상적이었던 유물은 조선 시대의 대모 나전함이다. 원래 나전은 고려 나전을 세계적으로 알아준다. 고려시대 세계적 예술품 3가지를 든다면 고려청자, 수월관음도로 대표되는 고려 불화, 그리고 고려 나전이다. 거북이 등껍질인 대모를 이용한 나전 공예는 고려의 독창적 나전 기법이다. 여주 박물관의 대모 나전함은 조선 시대에 제작된 것인데 고려 나전의 전통이 전수되고 발전된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유물의 이름과 제작 시기만 소개되었을 뿐, 그 이상의 자세한 설명이 없어서 나 같은 문외한이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한계가 있었다. 다음 방문 때는 이런 아쉬움이 해소됐으면 좋겠다, ㅋ. 포스팅 첫 부분에 고달사지에서 출토된 막새와 귀면와를 소개했지만, 여주에는 고려시대의 대사찰이었던 고달사지가 있다. 여주박물관을 관람하고 고달사지를 찾는 일정도 나쁘지 않다. 국보 4호인 고달사지 승탑과 보물로 지정된 원종대사 탑도 있다. 하지만 이런 문화재가 아니어도 고달사는 폐사지로서의 매력 또한 출중하다. 봄날 따뜻한 바람 불고 아무도 없는 빈 고달사지에 서면 기분이 참 묘하다. 만물이 생동하는 찬란한 봄에 돌로 만든 커다란 대좌에 정작 불상은 온데간데 없고, 나비 날아드는 법당 자리엔 주춧돌만 덩그렇게 놓여 있으니... 유명한 관광지에서 사람에 치여 멘탈이 털렸다면 조용한 고달사지, 한번들 가보시길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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