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여행> 고대사 : 네네가 세운 절
이곳을 다녀온 지 벌써 꽤 되었다. 그동안 답사했던 교토의 사찰과 신사, 일본의 문화재를 꾸준히 포스팅하느라 이제서야 고대사 (고다이지) 차례가 온 셈이다. 이 아름다운 사찰을 소개하는 마음은, 그러나 편하지 않다. 이 절은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명복을 빌기 위해 그의 정실 부인인 네네가 세운 절이다. 유적이나 유물에서 느끼는 아름다움과 예술적 감동은 그 자체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역사의 명암과 흔적에 아예 눈 감을 수도 없는 것이다. 특히 그것이 때로는 지긋지긋한 민족감정이라 해도, 나 자신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음은, 일본이라는 나라가 우리 민족의 의식 깊숙하게 자리 잡은 어둡고 복잡한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고대사를 꼭 한번 방문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참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고리
고다이지(고대사) 입구다.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는
대운원 기원각
하지만 고대사의 건물은 아니다.
유방암이라는 이름의 다실
에도시대 스키야 다실이다.
고대사에 있는 다섯개 다실 중 하나다.
방장정원
밤에는 이곳에서
light up 행사가 열린다.
방장 현판
방장 불단
방장에서 본 개산당의 모습
개산당 앞의 정원은
고보리 엔슈의 작품이다.
회랑 중간에 있는
관월대라는 작은 정자에서
네네는 히데요시를 그리워했다고 한다.
개산당 표문
중관이라는 현판이 붙어있다.
개산당
개산당 안에서 바라본 모습
정면과 우측면에
각각 와룡지와 언월지(偃月池)가 보인다.
이 회랑의 이름은 와룡랑이다.
용이 누워있는 회랑이란 뜻인가 보다.
개산당과 영옥 사이를 이어준다.
개산당 위쪽으로
영옥의 지붕 일부가 보인다.
영옥
1605년에 만든 네네의 묘이자
히데요시와 네네의 사당이다.
금박 칠기공예 (마키에)로
유명한 건물이기도 하다.
내부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영옥을 등지고 내려가는 길
멀리 어렴풋이 작은 초옥이 보인다.
산정
와비차로 대표되는
일본 다도를 완성시킨
센노 리큐가 만든 다실이다.
시우정
산정과 연결되어 있는
이층 건물로
역시 다실로 사용되었다.
고다이지의 대숲
료젠(영산) 관음
거대한 크기로 인해
고대사 경내에서도 잘 보인다.
쇼 미술관과 원덕원으로 나가는 길
고다이지라는 절의 이름은 네네의 법명 고다이인에서 따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고다이지는 임진왜란을 일으킨 토요토미 히데요시와 그의 부인 네네가 주인공인 절이다. 한국인이라면 이 절에서는 그저 무심하게 감탄하고 즐길 수만은 없다. 그래도, 그럼에도 참 아름다운 사찰이다. 수백 년 전의 구원이야 역사 속 장면으로 적당히 자리매김해 주고, 이곳의 대나무와 꽃들, 방장 정원, 연못, 소박한 다실, 아름다운 회랑과 다리로 연결된 건물들을 천천히 둘러보며 이 풍경에 물들고 싶은 마음, 간절했다. 그럴 수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오랜 시간이 흘렀다 해도,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당사자였던 쪽은 객관적일 수가 없는 것이다. 특히 피해를 입은 입장에서는 말이다. 부여 정림사지 아름다운 5층 석탑에, 백제를 멸한 소정방의 공적이 탑신에 흉터처럼 새겨져 있는 것을 보는 한국인의 정서는 그저 이곳을 관광하는 중국인의 마음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아름다운 고다이지에서 내 마음은 많이도 흩어지어 심란하였다.
네네의 흔적이 있는 곳, 하나 더 추가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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