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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일본

<교토 가볼만한 곳> 원덕원 (엔토쿠인) : 네네의 집

by *Blue Note*

<교토 여행> 원덕원 (엔토쿠인)

 

원덕원 (엔토쿠인)은 고대사(고다이지)의 탑두 사원이라고 할 수 있다. 교토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고풍스런 일본의 거리인 닌넨자카, 산넨자카, 그리고 그 골목을 따라 이어지는 청수사 (기요미즈데라)는 빼놓지 않고 다녀오지만, 원덕원은 대개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원덕원은 고대사와 함께 교토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른 곳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나름의 분위기와 색깔이 있다. 또한 이곳은 우리 민족의 역사에 커다란 사건이었던 임진왜란을 설계하고 지휘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관계된 장소다. 그의 아내 네네가 히데요시 사후 말년을 보낸 곳이기 때문이다. 여러 측면에서 다른 관광명소와는 다른 의미와 느낌이 있는 문제적 장소다.

원덕원

건물 앞으로

네네의 길 (네네노미치)이 시작된다.

 

'원덕'이라는 현판이 눈에 띈다.

 

 

작은 정원을 지나 

신발을 벗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본다.

 

생각보다 꽤나 넓다.

다다미방, 불전

정원, 화랑과 장벽화..

 

중간 회랑 한쪽 벽에 있던 장벽화

근사한 산수화가 그려져 있다. 

하세가와 도하쿠의 작품이다.

배경에는 토요토미 히데요시가의

문장이 가득하다.

이 그림에서는 문장이 흰 눈을 상징하는

일종의 메타포로 사용되었다는 설명...

 

미로처럼 난 복도를 따라 걷다보니

무진장이라고 쓰인 

유물 보관소 같은 공간이 나온다.

 

달마대사 좌상

겸창시대라고 쓰여있어서

찾아봤더니

가마쿠라 시대라는 뜻...

 

항아리, 촛대 등의 도자기들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누구의 초상화인지는

결국 알아내지 못했다, ㅋㅋ

네네의 친정 쪽 인물인 것이 아닌가

내 맘대로 생각했다. 

 

엔기모노 내즈미(쥐)

엔기모노는 '길상'이라는 뜻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행운을 상징하는

민속신앙, 혹은 십이지신으로 생각된다.

군자애잔(군자는 술잔을 사랑한다)이라는

글씨도 인상적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초상

 

네네의 초상

 

북쪽 정원

원덕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북쪽정원 왼쪽에 있는 다실

 

북쪽 정원은

원덕원 관람의 마지막 장소다.

 

이곳은 라이트업으로도 유명하다. 일년중 일정 기간을 정해 야간 개장을 하는 것인데, 이게 좀 요란스럽다. 여러가지 색깔의 조명을 이용해 정원과 건물을 꾸며서 대중에게 공개하는 행사인데, 나는 물론 일정상 가보지 못했지만, 별 아쉬움은 없다. 사진을 통해 본 모습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원덕원이 가진 상징성이나 정체성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일본 열도를 호령하던 남편과 사별한 후, 자식하나 없는 미망인 네네가 불교에 의지하여 말년의 시간을 보낸 곳이 원덕원이다. 그리움과 슬픔이 깊은 심연에 가라앉아 있는 그녀의 내면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원덕원이기에 이 곳은 시간도 바람도, 또 의식의 흐름도 멈춘 듯 관광객의 마음을 진정시킨다. 하지만 또 출렁이는 마음의 요동도 있다. 한국인의 DNA에 각인된 침략과 전쟁의 기억, 어쩔 수 없는 거부감과 함께 여기 북쪽 정원에 앉아서 보낸 시간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참 난해한 울림을 주기도 한다. 단순한 민족감정이나, 설익은 역사의식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찰나의 시간을 사는 우리 삶의 헛됨과 외로움, 그리고 아름다움이 고해의 바다에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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