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신사동 로바다야키> 로바타탄요
이 집이 그렇게 유명한 곳인지 몰랐다. 그저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가벼운 마음으로 가봤다. 당연히 예약 전화 이런 거 없이 방문했는데, 원래 예약은 필수고 그러지 않으면 기약 없이 기다리거나 하는 곳이었나 보다. 바로 자리를 잡았으니 운이 좋은 거였다. 요즘은 로바다야키라는 말을 잘 안쓰고 선술집을 뜻하는 이자카야라는 말이 이런 류의 주점을 지칭하는 대표 명칭이 되었지만, 원래 한국에 상륙한 일본식 꼬치구이점은 로바타야키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다. 야키니쿠라는 말도 요즘 슬슬 등장하기는 하지만, 이건 강조점이 '개인 화로에 구워먹는다'는데 있다. 로바타야키는 그저 내가 알기로는 다양한 식재료를 숯불에 구워먹는 일본식 꼬치요리 혹은 그런 요리를 파는 음식점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오늘 소개하는 <로바타 탄요>는 로바다야키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스페인의 타파스나 핀쵸스, 이탈리아 브로스케타가 일본에서는 로바다야키가 아닐까.
로바타탄요
오토시
양배추, 해초무침,
그리고 풋콩(에다마메) 구이
닭날개 구이
아주 맛있다.
아스파라거스 구이
아삭한 식감이 일품
시샤모 구이
우니 낙지 탕탕이
우니향에 낙지 맛이 좀 가려지는 느낌
닭목살 꼬치구이
옥수수 구이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일본의 느낌이 훅 풍긴다.
우니를 아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좋아는 한다. 녹진하고 크리미한 식감, 고소하면서도 특유의 향을 가진 우니는 분명 매력이 있으니까.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역시 우니는 우니만 100% 먹을 때가 가장 맛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우니 비빔밥이나 우니 소바 같은 메뉴는 대부분 별 감흥이 없었다. 우니 파스타, 이런 건 정말 내 취향이 아니다. 오늘 소개한 우니 탕탕이도 마찬가지다. 냄새만 슬쩍 풍기는 우니는 낙지 탕탕이의 담백한 맛까지 해치는 듯하다. 그 외 다른 메뉴들은 모두 좋았다. 일본 야키니쿠집에서 몇 번 경험했던 닭 목살 구이도 반가웠다. 다른 로바다야키나 야키니쿠집들과 비교해서 특별한 특별한 메뉴나 조리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끝 앞선 무엇인가가 있음은 확실하다. 그게 분위기일 수도 있고, 미묘한 식감이나 맛의 차이일 수도 있고, 직원들의 메너일 수도 있다. 어쩌면 이 모두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술 한잔 하기 썩 괜찮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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