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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전라도

<군산 가볼만한 곳> 동국사 :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

by *Blue Note*

<군산 여행> 동국사 : 대웅전, 천불전, 종각, 관음 석불군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군산을 빼놓을 수는 없다. 일제 강점기 식민지 수탈의 전진 기지로서 군산은 수많은 관련 유적과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동국사는 1909년 일본인 승려 우치다에 의해 창건되었다. 완전히 일본식 사찰의 전형을 따른 절이다. 국내에는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일본식 사찰이다. 원래 일본 조동종 소속의 금강선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지만 해방이 되면서 동국사로 이름을 바꾸고, 현재는 대한불교 조계종 선암사의 말사다. 쌀쌀한 바람에 눈발이 제법 날리는 오후, 군산의 동국사를 찾았다. 작은 절이지만, 한일간의 불편했던 역사의 단편을 볼 수 있는 일본식 건물, 참사비, 관음 석불군, 평화의 소녀상 등이 같은 공간에 조화롭게, 혹은 어색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군산 평화의 소녀상, 2015년

 

 

참사비

일본의 한국 침탈을

반성하는 내용이다.

2012년 세웠다

 

국내유일 일본식 종각과 동종

1919년 제작되었다고 한다.

 

종각 앞에 도열해있는

관음석불군 (석조33관세음보살상)

 

석조 12지 본존상(석조8수본존상)

1925년

 

석조 12지 본존상 중 자안관세음

자생년(쥐) 수본존이다.

 

좌로부터 평화의 소녀상,

종각, 천불전

 

천불전

 

천불전의 내부 모습

나무로 만든 반가사유상이 모셔져 있다.

일본 고류지의 목조반가사유상과

우리 국보 83호

금동반가사유상을 연상시킨다.

 

대웅전

자재를 일본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우리의 절과 달리

지붕의 경사도(물매)가 급하다.

요사체와 복도로 연결된 것도 

일본 사찰의 특징이다.

 

대웅전 내부

소조 석가여래 삼존불

1650년 제작된 보물 1718호다.

우리나라 불상으로

금산사 대장전에서 옮겨왔다.

 석가여래불과 가섭 존자, 

아난존자로 구성된 것이 매우 특이하다.

법당은 마루에 의자를 놓는 등

한국 사찰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절을 나서기 전 

정문 쪽으로 보고 한장 찍었다.

마당은 흙바닥이 아닌 자갈을 깔았다

 

동국사 경내에 있는 참사문을 보자. 이 비석은 일본 불교의 대표 종단인 조동종 소속 승려들이 일제 강점기 일본의 만행을 참회하고 용서를 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과거사에 대해 인색한 일본 정부와는 다른 태도다. 흔히 과거사 문제에 있어서 일본은 독일과 비교된다. 끊임없이 기회 있을 때마다 사과하고 반성하는 독일에 비해 일본은 부정하고 왜곡하기 바쁘다. 다만 역사의 피해자인 한국민의 한 사람으로 이런 생각도 든다. 우리가 일본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것처럼 독일에 대해 지속적인 속죄의 제스처를 요구하는 나라가 있는가. 내가 잘 몰라서인지는 몰라도, 독일 정부는 누구의 요구 때문에 사과하는 것 같지 않다. 또 독일에 집요하게 사죄를 요구하는 나라도 없는 것 같고...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역사의식이 없는 일본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라고 녹음기를 트는 것도 딱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잊지 않고, 용서하지 않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어차피 사과할 생각이 없는 상대에게 소리 높여가며 그 알량한 사과를 받으면 우리의 역사적 상처가 치유될까. 잘못을 저지른 이가 마음에 찔려 스스로 (누구 강요 때문이 아니라) 용서를 구하는 것이 화해의 첫 걸음임을 동국사 참사비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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