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행> 천주교 대구교구 성모당
천주교 신자가 아니어서 한국 가톨릭 교회의 역사나 성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무지하다. 그렇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 대표적인 한국 가톨릭 문화유산을 둘러보기는 했다. 강화도의 성공회 강화성당, 온수리 성당, 충남 아산의 공세리 성당, 해미읍성, 서소문 성지 역사박물관, 그리고 물론 명동성당도 있다. 이번 대구 여행에서 방문했던 계산 성당, 오늘 소개하는 성모당까지 가톨릭 관련 유적들은 전국에 산재한다. 대구 성모당은 1918년 드망즈 주교가 프랑스의 루르드 성모 동굴을 모델로 건축한 '기도하는 곳'으로 이후 한국 가톨릭 신도들의 순례지가 되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안내판을 따라 조금 걸었다.
오르막길 왼쪽으로
성모당 건물이 보인다.
성모당을 중심으로
신자들이 묵상과 기도를 드리고 있다.
성모당 주변은
온통 간절함이 묻어난다.
안익사
같은 이름의 병원 건물이
예전에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 한옥은 공산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있던 신자의
가옥을 기증받아
이곳으로 옮긴 것이라 한다.
안익사 앞 벤치의 수녀님
볕 좋은 날, 독서 삼매경이다.
에밀 타케 신부가 심은 왕벚나무
그는 왕벚나무의 자생지가
제주도임을 세상에 알렸다고 한다.
성직자 묘지 구역
성모당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히 시청한 TV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저마다의 간절한 사연을 가지고 성모당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가슴을 울렸었다. 성모당과 함께 대구 대교구에 있는 성직자 묘지도 한번 꼭 가보고 싶었다. 성모당 앞에 섰을 때, 정작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다. 주변에 기도하는 이들이 너무 많아서 그 경건함과 침묵을 카메라 셔터 소리와 사진 찍는 짓으로 훼방 놓을 용기가 아예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조용한 압도의 경험은 성직자 묘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어차피 알량한 내 사진 실력으로는 애초에 이런 분위기를 담을 수도 없으니 깨끗이 포기하자는 마음도 있었고... 영적인 체험이라는 것이 별 것 아니다. 신비하고 행복한 무엇과도 큰 관련이 없다. 나에겐 그저 편안하고 가라앉으면서 조금 슬픈 것 같기도 하고, 그런 느낌이다. 이 날 성모당에서 느낀, 그리고 고즈넉한 산사의 당우에서 경험하는 감정선은 본질적으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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