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볼만한 곳> 종로구 창신동 백남준 기념관
백남준 기념관이라는 제법 거창한 이름의 공간이 서울 종로에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꽤 오래전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위 예술가 백남준을 기리는 기념관의 존재를 왜 나만 몰랐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인터넷을 돌려보니 오래된 작은 한옥을 리모델링을 하여 개관한 말 그대로 '백남준을 기억하는 집'이었다. 백남준이 유년시절을 보냈던 창신동의 1960년대 한옥에 조성한 전시 공간으로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나와있다.
백남준 기념관
단층의 한옥이다.
김상돈, 웨이브, 2017년
마당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구조물이다.
국립현대 미술관 과천관에 있는
백남준의 <다다익선>을 오마주한 것으로 생각된다.
수월
김상돈, 2017년
놋그릇에 담긴 물에는
주변 건물의 그림자와
형상이 비춰진다.
중정에서 바라본 전시실
입구를 통과하면
한쪽 벽면으로 백남준에 관한
소개자료들이 정리되어 있다.
이렇게 오래된 TV는
참 오랜만이다.
테크노 부처
김상돈, 2017
김상돈, 2017년
백남준 아카이브를 찾아서
고혜란, 옛집 드로잉 2
백남준이 살던 집을 그린 것이다.
한지에 채색, 2019년
백남준의 책상
태내기 자서전
뉴욕 소호의 백남준 작업실
사진작가 이은주, 1997년
백남준 기념관은 통상적인 우리의 생각과 관념으로만 본다면, 뭔가 빠지고 허전한 기념관이다. 백남준 이름을 붙인 공간에 그의 작품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건물도 창신동에 있다는 점 외에는 백남준과 전혀 관계가 없다. 하지만 이곳을 보면서 누군가의 기념관에 반드시 그의 작품이나 유물이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당위나 틀에 매이지 않는 것이 예술의 특질중 하나라면, 더구나 그런 한계나 프레임을 열렬히 거부해온 백남준이라면, 그의 기념관을 박물관처럼 유물로 채우는 것을 오히려 못견뎌 했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백남준 기념관 구경은 나에게도 편안하고 즐거웠다. 소풍 오듯 가볍게 내 방식대로 즐기며 둘러보았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작품은 <수월>이었다. 대야에 담긴 물이 반사되어 천장에 물그림자가 생기는 현상을 즐거워했던 백남준의 어린 시절을 소환한 작품이라고 한다. 놋으로 만든 대야에 유리, 거울과 조명을 설치하여 만든 이 작품은 웬일인지 나에게는 고려시대 불화인 수월관음도의 이미지와 자꾸만 중첩되었다, ㅋㅋ. 물 위에 뜬 달과 대야에 비친 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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