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방주 교회에서 본 주일예배
방주 교회는 제주도에 있는 아름다운 교회다. 구약 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로 한 이 건축물은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의 산록남도에 있다. 산중에 커다란 배를 형상화한 교회가 있는 것이다. 교회 건물 주위로는 수조를 둘러서 물 위에 떠 있는 방주의 모습을 구현했다. 방주교회는 제일 교포 건축가인 이타미 준 (한국 이름 유동룡)이 설계했다. 실제로 기독교식 예배를 보는 곳이지만,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는다. 이번 제주도 방문에서는 마침 일요일이 끼어 있어서 방주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보는 일정을 넣었다. 오전 11시 2부 예배 시간에 맞춰 교회에 도착했다.
방주교회
지붕을 징크 소재의 금속재료로 만들었다.
교회 건물 주위의 인공 수조
물위에 떠 있는 방주의 모습이다.
방주교회 주보
예배 순서와 오늘의 말씀
오래된 성당, 교회, 사찰등 종교 시설은 중요한 관광 대상이다. 그 시대의 건축기술이 총망라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거니와 사회 통합을 위한 시대정신,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의 염원이 오롯이 표현되고 녹아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교적 건축물들은 단순한 관광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건축과 조형물이 주는 예술적 감동을 넘어 좀 더 내면적인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면 우리는 관광객이 아니라 순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찰을 방문할 때 가능하면 대웅전이나 대광보전 안에 잠시 앉아 있거나, 유럽의 유서 깊은 도시, 혹은 마을의 성당을 찾아 직접 미사에 참석하는 일들은 그냥 단순히 건축의 외관을 보고 오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방주교회는 이제 예배당이라기 보다는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되었지만, 그래서 한편으로는 안 맞는 옷을 우격다짐으로 입혀 놓은 듯한 어색함이 늘 있었다. 그래서 방주교회에 내가 공연히 미안했었다. 이번에 이 건물의 본래 목적에 맞게 예배를 보고 목사님 말씀을 듣는 일은 나에게 커다란 기쁨이었다. 마지막 순서로 찬송가 <순례자의 노래>를 부를 때는 잔잔하면서도 또 말할 수 없는 어떤 울림이 감동으로 밀려왔다. 나는 그것이 우리의 영성(靈性)이라고 믿는다.
제주도 방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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