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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41

<교토 동복사> 다경식당 : 따뜻한 한끼 동복사 (도후쿠지) 근처 다경식당 : 완탕 교토에서는 여유롭게 즐기지 못했다. 그게 맞는 표현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로지 쉬고 뭉기적 거리는 여행이 있는가 하면, 살짝 업되어서 아침부터 이곳저곳 바지런히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여행도 있다. 성격으로 봐서는 전자의 여행을 훨씬 선호하는 편이지만, 교토에서는 그럴 수 없었다. 보고 싶은 사찰, 신사, 박물관, 정원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일찍 서둘러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지 않으면 그냥 놓치고 후회할까 봐 마음이 급했다. 아침 일찍 시내에서 좀 멀리 떨어져 있는 평등원 (뵤도인)을 둘러보고 점심도 거른 채 전철을 타고 동복사로 향했다. JR 나라선 도후쿠 지역에서 내려 꽤 먼 거리를 걸어가야 했다. 가는 길에 점심을 먹으려 했는데, 조용한 마을 같..
<교토 가볼만한 곳> 니넨자카 / 산넨자카 교토의 골목 계단 : 니넨자카와 산넨자카 청수사와 더불어 교토를 방문하는 관광객이면 거의 예외 없이 둘러보게 되는 곳이 니넨자카, 산넨자카다. 청수사 (기요미즈테라)로 오르는 좁은 언덕길에 붙여진 이름으로 니넨, 산넨은 일본어로 각각 2년, 3년을 뜻한다고 한다 (자카는 고개, 언덕을 의미한다고...). 이 계단길에서 넘어지면 2-3년 이내에 죽는다는 다소 섬찟한 이야기로도 유명하다. 개인적으로 별로 재미있지도 않은 이야기인데, 사람들은 안 그런가 보다. 어쨌든, 그 유명한 청수사 입구까지 연결되는 길이고, 양쪽으로 좁은 언덕길과 계단을 따라 앙증맞은 기념품 가게와 카페, 찻집들이 즐비해서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기에 사람들이 많이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니넨자카, 혹은 산넨자카 솔직히 잘 구별은 안가..
<교토 가볼만한 곳> 청수사 (기요미즈데라) : 마구간의 추억 청수사 : 본전과 마굿간 청수사 (기요미즈테라)는 서기 778년에 세워졌다고 하니 헤이안 시대 초기에 해당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사찰이고 본당과 무대는 일본의 국보다. 교토를 대표하는 이미지 중의 하나로 일 년 내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교토를 방문하는 사람 중에 이 청수사를 들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이 청수사가 많이 부담스러웠다. 교토 최대의 관광 포인트라 당연히 가봐야 하는데 그게 무슨 의무감이나 과제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에 대한 나의 유별난 기피증도 한 이유가 됐다. 교토의 다른 절집, 가령 인화사나 고대사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즐겁게 기대하며 찾아갔다기보다는 미션 수행하듯 다녀왔음을 고백할 수밖에 ..
교토 경요리 전문점 : Sakon (佐近) 교토의 경요리(京料理) : 인화사 앞 Sakon 인화사 관람을 계획할 때 점심을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을 했었다. 그러다 경내에 식당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찰 안내서에 화식처 (和食処) 범 (梵)이라는 표기를 보고 정말 반가웠다. 교토의 명찰인 인화사에서 절밥까지 먹을 수 있다니... 단순한 식사 이상의 의미를 가진 값진 문화 체험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했다. 그런데 막상 찾아가 보니 아주 많이 실망스러웠다. 고풍스러운 절집의 분위기와는 너무 다르게 시멘트 바닥에 철제 의자를 놓고 소바 정도를 팔고 있었다. 바깥에서 유리문 너머로 대충 식당을 보고는 아예 들어가지를 않았다. 거기서 밥을 먹었다가는 인화사에서 받은 감동이 다 날아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사실 아직도 이 부분은 의문이다. 이 아름..
<교토 가볼만한 곳> 인화사 : 구소명신 (쿠소묘진) 구소명신 오늘 포스팅이 교토 인화사에 대한 마지막 포스팅이다. 돌이켜보니 교토의 사찰 중에서 가장 사진 숫자가 많고 포스팅도 많이 한 곳이 인화사인 것 같다. 그만큼 이 사찰은 사람을 매료시키는 힘이 대단하다. 그 매력의 본질은 건물이나 탑 같은 개별적인 건축물들이 아니라, 이들과 함께 어우러진 정원, 벚나무, 그리고 전각들 사이의 거리와 긴장감, 가람배치의 우아함들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소개할 인화사의 아름다운 건물은 구소명신이다. 절에 세워진 신사다. 뒤에 다시 설명하겠지만 신불합습의 단적인 예인 것이다. 사찰을 수호하는 아홉 신을 모셨다고 한다. 우선 눈길을 사로잡은 앙증맞은 전각 구소명신 본전 에도 초기에 세워졌다고 한다. 구소명신 본전에 대한 안내도 본전 신사중 가운데 건물 이세 신궁의 신을 모..
<교토의 사찰> 인화사의 전각들 : 종각 / 수괘 부동당 / 경장 인화사 : 종각, 수괘 부동당, 경장 인화사는 삼문부터 시작해서 어소 구역, 중문을 중심으로 한 관음당, 그리고 금당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로 나누어 소개하였다. 그만큼 규모도 크고, 전각도 많다는 의미다. 인화사는 다른 사찰들과는 달리 왕실과 관련된 문적 사원이라는 점에서 품격이 돋보인다. 아직도 소개해야 할 굵직굵직한 건축물들이 많다, ㅋㅋ. 오늘 소개할 곳은 인화사의 종각, 수괘 부동당, 그리고 경장이다. 금당을 중심으로 좌우에 있는 건축물들로 인화사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인화사 종루 우리의 종루와는 많이 다르다. 한껏 멋을 부린 느낌... 종은 건물안에 모셔져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종루 옆 벚나무 팻말과 설명까지 붙어있는 걸 보면 상당히 귀하게 대접받는 벚나무인 듯하다. 수..
<교토 가볼만한 사찰> 인화사 (닌나지) : 관음당 인화사 관음당 교토는 재작년과 작년 초에 두 차례에 걸쳐 다녀왔다. 그 후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해외여행은 아예 발이 묶여버렸으니, 그 때가 얼마나 자유롭고 좋은 시절이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이미 한참 전에 방문했던 교토지만 아직 사진 정리도 제대로 못했다. 다 나의 귀차니즘 때문이지만 그래도 굳이 변명을 하자면, 잘 찍지도 못하는 사진을 욕심내서 숫자만 많이 채웠기에 분류하는 데만도 시간이 꽤 걸렸던 점도 있다. 가령 일본의 문적 사원인 이 인화사만 해도 어전 구역, 가람 구역 나누고 이왕문, 중문, 금당 등등을 모두 찍어댔으니 양이 엄청나다. 거기에 3월과 6월 두 차례 모두 방문한 곳이다 보니 더욱 그러하다. 결국 포스팅도 몇 차례에 나누어서 하고 있다. 오늘이 인화사로서는 세 번째 올리는 글인데..
<교토의 인상> 교토에서의 첫 식사 교토 첫 날 사실 오늘 포스팅할 내용은 딱히 없다. 음식이나 관광지 등 특정 주제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 ㅋㅋ. 그렇다고 아무 의미가 없지는 않다. 처음 교토에 도착한 날의 일정이라고 하면 되겠다. 사실 내가 처음 일본에 가본 것은 초등학교 2학년쯤 되었을 때다. 아버지가 미국에 연구원으로 계셨기 때문에 가족이 미국 생활을 잠시 했었는데, 돌아오는 귀국길에 일본에 들러서 하루 묵었었다. 그 때는 도쿄였다. 모든 것이 정돈되고 깔끔했던 기억이다. 그 후 일본에 별다른 관심 없이 살아왔다. 그러다가 나이를 꽤나 먹어 가면서 도자기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게 되었고, 우리 한국의 도자기에 대한 공부가 깊어질수록 자연스레 일본의 도자기에 관한 자료도 이것저것 찾아보기 시작했다. 임진왜란 때 일본이 우리나라 도..
교토의 명찰 : 천룡사 (덴류지) 천룡사 : 일본식 정원 / 방장 / 치쿠린 천룡사는 교토 서쪽에 있는 대표적인 사찰이다. 고다이조 천황의 진혼을 위해서 창건되었고 몽창 국사를 개산조로 한다는 설명은 그저 참고 정도 하면 될 듯하다. 그보다는 이 사찰이 위치한 아라시야마가 헤이안 시대 귀족들의 별장 지대였고, 천룡사는 일본의 대표적인 선종 사찰로서 아름다운 정원을 가진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라는 사실은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천룡사가 위치한 교토의 서쪽 사가 아라시야마의 죽림(치쿠린) 또한 꼭 둘러보아야 할 명소다. 천룡사 가는 길에 도월교 (도케츠 교)라는 목조 다리가 있다. 도월교에서 바라본 가쓰라 강 구리 천룡사 경내로 들어보면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이다. 일종의 요사체다. 경내 안내도에도 없는 건물이다. 울타리가 쳐져서 가까이 접근하기..
<교토의 유명 사찰> 닌나지 (인화사) : 금당 & 오중탑 인화사 (닌나지) : 금당 / 오중탑 나의 교토 여행사진에는 인화사가 많다. 절의 규모가 상당하고, 가람구역과 어소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을 뿐 아니라 일본 국보를 비롯해서 멋진 전각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두번의 교토 방문에서 빼놓지 않고 항상 들린 곳 중 하나가 인화사이기 때문에 촬영한 사진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인화사는 몇 차례에 걸쳐 나누어 포스팅하는 방법을 택했다. 오늘 소개하는 주요 건축물은 인화사의 본전 건물이라고 할 수 있는 금당과 그 앞의 석등, 그리고 인화사를 대표하는, 아니 교토를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인 오중탑 되겠다. 금당과 오중탑, 이 두 곳은 이미 그것으로 충분히 차고 넘칠만큼 그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중문에서 바라본 모습 멀리 정면에 금당이 보인다. 금당 가..
<교토의 사찰> 인화사 (닌나지) : 이왕문 (삼문) / 중문 인화사 (닌나지) : 삼문 & 중문 지난번에 이어 인화사에 대한 두 번째 포스팅이 되겠다. 두번의 교토 여행에서 인화사처럼 두 차례 모두 방문하였던 곳은 많지 않다. 동사와 평등원 정도가 그나마 재방문했던 곳에 들어간다. 그만큼 인화사는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문적사원으로서 왕실의 우아함과 고고한 분위기를 느끼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아름다운 사찰이다. 지난번에는 주로 궁궐구역에 대해 글과 사진을 올렸었는데, 오늘부터는 가람구역을 살펴볼까 한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오늘 소개할 것은 단 두가지다. 인화사의 출입구인 이왕문 (삼문), 그리고 이왕문 통과후 직선 거리에서 만나게 되는 중문이 그것이다. 인화사 출입문에 해당하는 삼문 이왕문이라고 한다. 첫 방문시에는 위 사진처럼 삼문에 대한 보수 공사가 ..
<교토 여행> 인화사 (닌나지) 어전 : 백서원 / 신전 / 흑서원 인화사 (닌나지) : 궁궐 구역 일본에는 참으로 사찰과 신사가 많다. 그냥 많은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사찰과 신사가 각각 8만, 9만개가 있다고 한다. 일본인의 생활에 불교, 신도가 얼마나 뿌리 깊에 자리했는지를 느낄 수 있다. 일본의 사찰은 여러 면에서 우리의 절집과는 다르다. 그 중 가장 큰 차이점 중의 하나는 우리나라의 절들은 거의 대부분 산에 터를 잡은 산사인데 비해 일본은 마을, 도시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한국의 산사가 그 독특한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된 것이다. 일본 사찰의 특징중 하나는 황족이나 천황이 만년에 출가하여 절의 주지가 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렇게 황실과 관련된 사찰을 문적사원이라고 하는데, 인화사는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