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말라카> 에이 파모사 (A'Famos)
말라카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다. 2008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네덜란드 광장을 중심으로 스타더이스 (Stadthuys), 에이 파모사, 조금 떨어진 곳에 세인트 폴 언덕과 교회가 있고 탄킴썽 다리를 건너면 존커 스트리트가 나온다. 이들 볼거리들이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아기자기하게 모여있다. 도심을 가로질러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말라카 강은 폭이 매우 작지만, 이 곳의 운치를 더하는 포인트이다. 오늘 소개하는 에이 파모사는 포르투갈식 이름이다. 말라카가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시기에 만든 성인데, 네덜란드의 공격을 막기 위해 쌓은 일종의 요새이다. 포르투갈과 네덜란드가 남의 나라에 와서 치고받고 싸운 셈이다. 그러니 말레이시아 사람들 입장에서는 가슴아픈 유적이랄 수 있겠다. 지금은 요새의 일부만 간신히 남아있다.
네덜란드 광장
크라이스트 교회
네덜란드인들이 세운 개신교 교회이다.
말라카 강
에이 파모사
네덜란드의 공격으로 거의 파괴되고
출입구 부분만 남아있다.
시시각각으로 조명을 바꿔서
마구 쏘아준다...ㅋ
갑자기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뭔 일일까...?
에이 파모사 광장앞에
천막이 둘러지고
한쪽에서는 공연준비,
한쪽에서는 무료로 각종 음식을 나눠주고 있다.
축제다...
전통의상을 멋지게 차려입은 사람들...
높으신 분도 참석했다
대강 눈치로 보아
말라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공연으로 생각된다.
공연하는 사람들에게서
자부심이 강하게 느껴진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말라카 구시가지를 보며 우리의 백제역사 유적지가 생각났다. 공주 공산성과 송산리 고분군을 비롯해 부여와 익산의 백제 유적지가 201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여러 유적들이 한꺼번에 패키지로 묶여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것이 말라카와 유사하다. 그런데 공주를 몇번 방문하기는 했지만,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프레미엄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숙박이나 편의시설등의 인프라가 아직 많이 부족해보였고, 무엇보다 자부심이랄까, 그런 정서가 지역에서 느껴지지 않았다. 뭔가 침체되어 있는 분위기라 당연히 관광객도 별로 없다. 아니 그보다 백제 유적지가 세계문화유산이라는 걸 알고 있는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세인트폴 교회나 에이 파모사가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의 공산성이나 송산리 고분군의 무령왕릉만큼 훌륭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오래된 역사로 보나, 규모로 보나, 스토리텔링의 측면에서 보나 무엇하나 비교가 되지 않는다. 너무나 훌륭하고 자랑스런 우리의 유적과 유물들을 제대로 홍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말라카의 에이 파모사를 보며 마음이 자꾸만 조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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