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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울

서울 가볼만한 곳 : 성북동 수연산방과 최순우 옛집

by *Blue Note*

성북동 나들이 :  최순우 옛집 / 수연산방

나에게 성북동은 마음이 푸근해 지는 동네다. 시인 백석과 김영한, 그리고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사연이 깃들어 있는 길상사, 만해 한용운의 심우장, 전형철의 간송 미술관이 몰려 있을 뿐 아니라 평생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알리는데 일생을 바쳤던 혜곡 최순우 선생의 옛집과 소설가 이태준의 고택도 성북동에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구시가에 해당되는 성북동은 우리 근현대 문화예술사에 있어서 그 존재감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성북동에서 태어난 문화예술인은 많지 않지만 성북동에서 죽은 문화 예술인은 많다'는 촌평을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는데, 과연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다. 오늘은 최순우 옛집과 이태석의 수연산방에 대해 간단히 포스팅하고자 한다. 최순우 옛집은 시간 날때마다 참 많이도 들락거리는 곳이고 (예전에 한번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기억도 난다), 수연산방은 이번에 처음 가봤다. 두 곳 모두 1930년대에 지어진 한옥이다.

최순우 옛집

담장과 사랑채 사이에 난 바람길에는

박석을 깔아 운치를 더했다.

 

사랑채에는

평소 선생이 사용하던

검박한 물품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사랑채 대청에서 바라본 풍경

사랑채 처마 밑에는

두문즉시심산

(문 닫으면 바로 깊은 산중)이라는

멋진 현판도 걸려있다.

 

최순우 옛집의 뒷뜰

무심한듯 아름다운 한국의 정원이다.

자그마한 공간이 주는

감동은 볼수록 깊어진다.

 

 

 

 

수연산방

상허 이태준이 직접 지었다고 한다.

 

안에서 바라본

솟을대문과 콩떡담

 

팔작지붕의 본체

 

대문을 등지고 섰을때

왼편에 있는 별채

 

최순우 옛집은 볼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단아하고 아름답다. 결코 크지 않은 한옥이지만 충분히 여유롭고 거침이 없다. 눈길이 닿는 곳 어디에나 최순우 선생님의 안목과 인품이 느껴져서 자꾸만 오래 머물고 싶다. 뒷뜰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선생의 사랑방 서재에서 창을 통해 내다보는 운치가 최고다. 예전에 비가 주룩주룩 올 때 방문한 적이 있는데, 처마 밑으로 타고 내려오는 낙수물이 그 아래 석조로 떨어져 작은 동심원의 파문을 일으키는 광경은 빗소리와 어우러져 참 평안하고 좋았었다. 시민문화유산 1호라는 타이틀 보다는 그저 '우리가 사랑해야할 한옥'정도로 불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다. 그에비해 수연산방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물론 멋진 한옥이고 꽃나무들도 좋았지만 뭐랄까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는 울림은 최순우 옛집만 못했던 것 같다. 건축에 대해 아는 것은 하나도 없지만, 그 공간에서 사람이 느끼는 푸근함과 안정감의 차이라고 내 맘대로 생각해봤다. 아마 수연산방이 현재 전통차와 빙수같은 것을 판매하는 한옥 카페로 성업중이어서 고즈넉한 한옥의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던 것도 부분적인 이유가 될 것이다. 수요미식회라는 방송프로에 소개되고 나서는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한참을 기다려야 옹색하게 앉아 차 한잔 겨우 마실 수 있으니 그 번잡스러움에 나는 아예 포기를 하고 집만 둘러보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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